LG 트윈스 우완투수 임찬규(28)의 별명 중 하나는 ‘당찬규’다. 매사 자신감 넘치고 넉살 좋은 그를 수식하기에 적합한 표현이다. 임찬규가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KIA 타이거즈전 승리투수를 챙겼다. 나아가 3주 연속 맞대결이 가능한 KIA 에이스 애런 브룩스와의 승부도 피하지 않겠다는 투지를 보였다.
임찬규는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4볼넷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8-0 대승을 이끌었다. 그러면서 올 시즌 8승(4패)을 수확했다.
특별한 의미가 더 있었으니 바로 개인통산 KIA전 첫 승이라는 점이다. 지난 2011년 프로에 데뷔한 임찬규는 군 공백기인 2014년, 2015년을 제외하고 8시즌째 뛰고 있지만 KIA를 상대로는 1승도 거두지 못한 상태였다.
2011시즌 KIA전 10경기에 등판해 1패 3세이브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2012시즌 4경기 1패, 2013시즌에도 3경기에 나섰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불펜 등판도 많았다.
군 제대 후에도 이상하리만큼 KIA전에선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2016시즌 1경기 승패없음, 2017시즌 역시 3경기에 나섰지만 1패만 떠안았다. 2018시즌에는 KIA전 등판 기록이 없다. 지난해도 3경기에 출전했으나 역시 승패기록은 없다.
올해도 앞선 두 경기에서 2패만 떠안고 있었다. 그러다 전날 마침내 첫 승 고지를 밟았다.
세부적인 기록을 보면 특별히 약세라고 진단하긴 어렵다. 지난 몇 년간 주로 선발투수로 나서다보니 등판기회가 제한적이었고 자연스럽게 맞대결 기회가 많지 않았다. 승리투수가 될 확률도 적었던 셈.
다만 올해는 확실히 고전 중이었다. 지난 5월30일 KIA전 첫 등판에서 4⅓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고 8월6일 두 번째 등판에서도 4⅓이닝 동안 5피안타 5실점으로 흔들렸다.
그리고 마침내 따낸 첫 승. 임찬규는 “그 전에는 왜 그렇게…(KIA전 승리가 없었는지)”라고 의아해하면서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과정과 결과를 떠나 투수다운 책임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승부욕도 감추지 않았다. 임찬규는 지난 6일과 전날(12일) 2회 연속 KIA 외국인 에이스 브룩스와 선발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우천취소 등으로 인한 로테이션 변화가 없다면 오는 18일 KIA전에서 3연속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투수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 대목. 하지만 임찬규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프로라면 붙어서 이길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찬규의 이런 자신감은 최근 성적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올 시즌 12일 현재 임찬규보다 평균자책점과 다승 성적이 좋은 국내투수는 구창모(NC) 뿐이다. 사실상 4~5선발로 출발한 그의 대한 기대치를 감안할 때 반전의 지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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