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늦었지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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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늦었지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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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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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이 멈춰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정부가 월성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맥스터)을 증설키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금주 중 맥스터 건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면 월성원전이 멈추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맥스터 증설 결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 이달 말 착공이 물 건너갔다면 대구경북 전력 소비의 22%를 차지하는 월성 원전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이번 결정은 백 번 천 번 환영할 일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증설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자인 한수원은 해당 지자체인 경주시의 승인을 받아 이번 주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지난달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와 월성 원전 지역실행기구가 발표한 공론조사 결과에서 81.4%의 주민이 찬성했고, 숙의과정에서 찬성비율이 증가한 점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맥스터는 가압중수로 원자로에서 연료로 활용하고 남은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는 건식저장시설을 일컫는다. 국내에는 현재 월성원전에 맥스터 7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향후 추가 7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사용후핵연료는 먼저 물속에 보관하는 습식저장시설에서 수년간 열을 식히고 난 뒤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로 옮겨 보관하게 된다.

그런데 월성원전 맥스터는 올해 3월 말 기준 포화율이 95%에 달해 이대로 간다면 2년 후인 2022년 3월께는 포화상태에 이르러 원전 가동이 멈출 수밖에 없게 된다. 통상적으로 맥스터 증설공사가 약 19개월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늦어도 8월 중으로 착공에 들어가야 원전 가동이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된다. 따라서 우여곡절 끝에 이달 말 첫삽을 뜨게 된 것은 대구경북이나 국가 전체로 봐서도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남은 일은 맥스터 증설공사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실효성 있는 원전 소재지역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1일 경주시와 한수원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경주시민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 시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합리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맥스터 건설 결정이 원전지역 주민들의 희생적인 찬성으로 가능하게 된 만큼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정부와 지자체, 한수원의 당연한 도리다.

경주뿐만 아니라 현재 전국 25개 원자발전소에서 사용후핵연료가 넘쳐나고 있지만 아직 종합 관리 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월성원전과 같은 사태가 도미노처럼 벌어질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정부는 10월까지 재검토위 의견수렴 결과를 토대로 사용후핵연료 중장기 관리정책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탈원전 등 에너지정책을 놓고 오락가락 하는 이상 갈등은 증폭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은 에너지정책 전면 재검토의 불가피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잘못된 정책 폐기는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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