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대신 당장 체질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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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 대신 당장 체질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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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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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가 새로운 당명으로 ‘국민의힘’을 선정했다. 당명 제안 1만6941건 중에서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검토해 가장 많이 제안됐던 단어인 ‘국민’을 중심으로 ‘국민의힘’이 탄생됐다. ‘국민의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2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되면 미래통합당은 이제 ‘국민의힘’으로 변경되게 된다. 만약 전국위에서 부결된다면 당 지도부는 다시 처음부터 이름 선정 작업에 나서야 한다.

비대위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새로운 당명에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우선 국민의당과 너무 유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시민단체와 같은 이름이라며 사용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위를 통과하더라도 중앙선관위가 ‘국민의힘’을 정당명으로 사용하게 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이 ‘국민당’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려 했을 때 선관위는 기존에 있던 ‘국민새정당’과 유사하다며 허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선관위가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유사하다고 판단할 경우 새 당명 작업은 난관에 부닥치게 된다. 특히 새로운 당명에 대해 당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조차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3선인 김태흠 의원은 새로운 당명인 ‘국민의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당 비대위가 당명, 정강정책 개정을 통해 당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미명하에 당을 희화화, 퇴보시키고 있다고 직격한 것이다. 정당의 당명은 당이 추구하는 가치, 이념, 비전을 담고 있어야 하는데, ‘국민의 힘’은 포괄적이고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추구하는 가치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현재 ‘미래통합당’보다도 후퇴했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더구나 당의 기본정책에 ‘국회의원 4선 연임제한’을 담았는데 이런 것을 당 기본정책에 포함시키는 것은 세계 정당사에 유례없는 일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사무처노동조합은 새 이름 ‘국민의힘’을 환영한다며 비대위에 힘을 실어줬다. 새 당명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정신을 기초로 항상 국민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일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당명에 당내에서는 찬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운 지금 이 시점에 당명 개정이 중요할까?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당명이 안좋아 대선에서 패배했나. 아니면 미래통합당 당명이 안좋아 총선에서 패배했나.

그 나물에 그 밥인 상태에서 지지를 얻겠다고 이름만 바꾸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싶으면 당명 대신 당장 체질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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