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손흥민처럼 할 수 없나
  • 모용복선임기자
정치도 손흥민처럼 할 수 없나
  • 모용복선임기자
  • 승인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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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돋보기
‘손세이션’ 英 EPL 무대서 눈부신 활약
韓축구 전설 넘어 亞축구사 새로 쓰며
큰 울림으로 감동 선사 지친 국민 위로
정치권도 정쟁 그만하고 서로 힘 합쳐
국민에게 감동 주는 상생정치 했으면
‘손세이션’ 손흥민(28·토트넘)이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펄펄 날고 있다. 코로나19와 불황, 정치권의 짜증나는 정쟁다툼에 지칠대로 지친 국민들에게 모처럼 핫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토트넘 핫스퍼의 주전 공격수 손흥민은 지난 20일 영국 사우샘프턴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혼자 4골을 몰아치는 원맨쇼를 펼치며 5-2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이 이날 터트린 4골은 아시아 축구의 유럽 무대 도전사에 지워지지 않을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10년 전 독일 프로무대 데뷔 이후 영국무대 진출까지를 통틀어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이며, 또 아시아인으로선 EPL 한 경기 최다 득점을 동시에 작성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손흥민의 특급활약에 대해 현지를 포함해 세계 언론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PL 공식 홈페이지는 손흥민을 ‘KING OF THE MATCH’로 선정했으며, 대중지 미러는 “토트넘의 한국인 스타가 4골을 터뜨리는 엄청난 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야후 스포츠 등도 찬사를 쏟아냈다.

유럽무대에서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는 손흥민의 대활약상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즐겁다. EPL에서 아시아 국적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경우(일본의 가가와 신지)는 있었지만, 한 경기 4골은 손흥민 이전까지 아무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지난해 시즌에는 ‘차붐’ 차범근이 갖고 있던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인 121골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가 쓰고 있는 전설은 한국축구의 신화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또 그 신화는 우리 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와 진한 감동을 전해줄 것이 분명하다.

손흥민이 먼 영국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전해줄 때 나라안을 들여다보면 울화통이 치민다. 사회 어느 분야든 동전의 양면처럼 선악이 동시에 존재하기 마련이다.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스포츠계라고 비단 감동만 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내 스포츠 선수들의 잇단 자살로 온갖 비위가 드러나 큰 충격을 준 사실이 그러하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유독 짜증만 유발하는 분야가 바로 다름아닌 우리 정치다.

코로나19로 국가와 가정경제가 파탄 위기에 직면하면서 국민들은 죽지 못해 살아가는데 정치권은 위무(慰撫)의 정치를 펼 생각은 않고 서로 싸움만 하느라 정신이 없다. 정치는 국민 삶과 직결된 까닭에 정치의 잘잘못에 따라 국민들의 삶이 진흙탕을 걸을 수도, 꽃길을 걸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는 국민들에게 진흙탕으로만 안내하고 있다.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려면 감동이 있어야 한다. 감동의 정치는 희생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신을 내려놓는 희생정신으로 정치를 펴면 국민은 자연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런데 그들은 백일하에 드러난 잘못도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에 급급하다. 만약 잘못이나 실수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내려놓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은 그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낼 것이다.

우리 정치권의 또 한가지 병폐는 포용의 부재다. 정치가 감동을 주려면 상대를 배려하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은 이전투구(泥田鬪狗)만 난무하고 있다. 여당은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기보다 걸림돌로 여겨 압박만 하려고 들며,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과 정부 발목잡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그래서 털끝만한 꼬투리도 침소봉대(針小棒大)해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 정치의 현주소다.

자기희생과 포용이 없는 정치가 감동을 줄 리 만무하다. 국민들이 코로나와 불황에 지치고 쓰러져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 때에 정치권이 나서서 국민 마음을 어루만지는 감동의 정치를 펼쳐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이제 우리도 대립만 거듭하는 후진적 정치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손흥민과 케인이 서로의 장점을 이끌어내 4골을 합작해냈듯이 여(與)와 야(野)도 상대의 허물을 들춰내기보다 함께 힘을 합쳐 국정을 운영해 나간다면 국민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줄 것이다. 정치도 손흥민처럼 할 수 없나. 모용복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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