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의 욕망’ 질투 에 빠진 현대인을 그리나니…
  • 경북도민일보
`파멸의 욕망’ 질투 에 빠진 현대인을 그리나니…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1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리, 사육사 그리고 신부 
안성호 지음 ㅣ 랜덤하우스 ㅣ 9800원

 
 
 “독자들의 입맛에 맞을 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등단할 때처럼 두렵고, 떨리네요.”
 2002년 계간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안성호(39)는 시적인 문체와 간단치 않은 주제의식이 묻어나는 단편소설을 주로 발표해 온 개성있는 작가다.
 2005년 첫 단편집 `때론 아내의 방에 나와 닮은 도둑이 든다’를 내놓은 이후 뜸했던 그가 생애 첫 장편소설 `마리, 사육사 그리고 신부’(랜덤하우스)로 침묵을 깼다.
 독특한 제목의 이 작품은 전임강사 경력이 있는 30대 후반의 남자 `나’와 18세 소녀 마리의 위태로운 사랑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작품.
 이들의 사랑은 두 사람의 곁을 맴도는 고환암에 걸린 신부, 마리와 잤다고 의심되는 마리 또래의 친구, 나의 소설가 친구 등의 존재로 질투와 혼란으로 얼룩지고, 끝내 마리의 어이없는 죽음으로 귀결된다.
 안씨는 “등단 후 장편소설 발표가 늦은 감이 있는 것은 생계를 위해 부업을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독자들이 어떻게 읽을 지 떨리고 걱정된다”고 밝혔다.
 “생계 문제가 해결되면 쓰고 싶은 작품을 마음껏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2년 전 출판업에 뛰어들었어요. 하지만 철학서, 아동서 등 십 여 권을 냈지만 기대와는 달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네요.”
 `마리, 사육사 그리고 신부’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질투’다. 문학 평론가 김형중 조선대 교수는 작품 말미의 해설에서 “이 작품은 온전히 `질투’라고 하는 감정에 대한 소설적 탐구”라고 규정할 정도다.
 김 교수에 따르면 주인공 내가 마리에게 처음 끌리게 된 것도 질투심에서 촉발된다. 주인공은 마리 자체에 끌린 것이 아니다. 마리를 처음 본 해변에서 마리와 나란히 앉아있던 도도하고, 이지적인 소년에 대한 질투심에서 마리를 욕망하게 된 것이다.
 이런 그의 욕망은 마리와 성관계를 가진 신부, 마리의 남자 친구 등을 끊임없이 질투함으로써 지속된다.
 안씨는 이에 대해 “자본주의가 휩쓸고 있는 현대 사회의 가장 큰 특성이 `질투’인 것 같다”면서 “물건을 구입하는 행위도 어떤 물건을 직접 갖고 싶어서라기 보다 그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질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역시 물건과 마찬가지로 사랑이 아닌 질투 때문에 유지되는 슬프고도 씁쓸한 현실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200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시인이기도 한 안씨는 “앞으로는 좀 더 부지런히 작품 활동을 하려 한다”면서 “내년 봄에는 시집이 나올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274쪽. 9800원.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