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포항, 울산 또 울렸다
  • 나영조기자
‘킹메이커’ 포항, 울산 또 울렸다
  • 나영조기자
  • 승인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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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지막 ‘동해안더비’ 4-0 대승… 3패 설욕 갚아
올 시즌 사실상 3위… 전북-울산에 나란히 고춧가루

“우승? 포항한테 물어 봐”

최근 K리그에 나도는 유행어다. K리그 우승팀 향방이 묘연한 가운데 포항스틸러스가 ‘킹메이커’로 떠올라 흥미롭다.

포항스틸러스는 이달 초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스페셜매치’ 때 파주NFC에 입소한 인원은 단 2명뿐이다. A대표팀은 단 1명도 없었고 김학범호에 미드필더 이승모와 공격수 송민규가 발탁됐을 뿐이다.

그런데도 포항을 상대하는 팀들은 모두 기겁을 하며 혀를 내두른다. 비록 스타플레이어는 없으나 모두가 같은 철학 아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팀이다. 그래서 포항을 만나는 팀들은 늘 각오해야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위권(현재 3위)을 확정한 포항은 시즌 막바지 울산현대와 전북현대의 우승 레이스 사이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며 두 팀의 ‘저승사자’로 떠올랐다.

포항은 지난 1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울산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25라운드 홈 경기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두 차례의 정규리그 대결과 FA컵 4강까지, 울산과의 3차례 만남에서 모두 패했던 포항은 시즌 마지막 ‘동해안더비’에서 대승을 거두며 그동안 진 빚을 시원하게 갚았다.

포항은 14승5무6패 승점 47점으로 사실상 3위를 굳혔고 16승6무3패로 승점 54점이 된 선두 울산은 이날 광주를 꺾은 2위 전북과 승점이 같아졌다. 지난 시즌 최종 라운드에서 울산을 4-1로 격파, 의도치 않게 전북의 우승을 도왔던 포항이 또 고춧가루를 뿌린 셈이다. 울산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그렇다고 울산만 울린 것도 아니다.

지난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24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송민규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며 우승문턱의 전북현대 잔치집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23라운드까지 울산과 같은 승점으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던 전북으로서는 뼈아픈 일격이었고, 때문에 “2020년 포항의 선택은 울산”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그리고 이어진 울산과의 경기에서 설마 했으나 거짓말처럼 또 이겼다.

이날 포항의 선수들은 복수전에 눈빛이 달랐다. 전술적인 준비부터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까지 완벽한 포항의 승리였다.

포항이 아주 공평하게 전북과 울산에 나란히 고춧가루를 뿌리면서 두 팀의 우승 대결은 오는 25일 맞대결에서 결승전처럼 치러지게 됐으니 아주 멋진 판을 깔아준 셈이다. 어쩌면, 다음 시즌부터는 들러리에 만족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시즌 초반 울산과 전북을 견제할 대항마로 꼽혔던 포항은 여름 들어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다. 하지만 포항은 변변한 스타급 선수 없이도 항상 우승문턱에 있는 축구명가다. 그래서 내년엔 선수 모두가 우승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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