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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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머리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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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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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짚신은 농경민족의 빼어난 공예품이다. 가는 새끼를 꼬아 날을 삼고 총과 돌기총으로 올을 삼아 만든다. 바닥은 파랑·빨강 물을 들인 짚으로 치장도 했다.
 여자용은 `고우신’남자용은 `막치기’라 불렀다. 짚신의 유래는 약 2000년전 마한시대까지 올라간다. 신라의 유물 이형토기(異形土器)는 짚신 모양과 다를 바 없다.
 짚신을 삼(麻)으로 삼으면 미투리다. 미투리는 총을 50~60개 세워 만들어 날씬하다. 종류도 다양하다. 절치(거칠게 삼아 절에서 이용한 것), 탑골치(튼튼한 서울 동대문 탑골 제품), 무리바닥(쌀 무리를 바닥에 먹인 고급품), 지총 미투리(종이를 꼬아 만든 노로총을 삼은 것) 등이 있다. 관아의 아전이나 몰락 양반들이 주로 신었다. 짚신이나 미투리는 상사(裳事)에도 쓰였다. 상가에서 짚신을 걸어 두는 것은 이승에 온 저승사자가 새 신발을 신고 가라는 뜻의 관습이었단다.(짚문화,안병선).
 미투리에 얽힌 별리의 비통함을 노래한 시는 미당 서정주의 `귀촉도’가 압권이다.(중략)신이나 삼아 줄걸 슬픈사연의/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부질없이 이 머리털 엮어 들릴걸(중략)님이 떠나는 머나먼 저승길에 여인의 정절과 다름없는 머리 카락을 선듯 잘라 미투리를 삼아줄걸 그랬다는 회한의 가락이 올올이 녹아 있다. 최근 내서녈 지오그래픽 11월호에 미투리 사진이 `사랑의 머리카락’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421년 전 경북 안동에 살던 이응태(1556~1586)가 죽자 부인인 `원아 엄마’가 저승길에 신고 가라며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으로 함께 만든 미투리를 무덤에 넣어준 것이다. 꿈에 몰래 와서 모습을 보여주세요”라는 수줍고 애달픈 편지와 함께…. 수백년의 시공을 초월한 조선 여인의 순박한 사랑은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감동의 한류(韓流)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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