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김장 안 담글래요”
  • 이예진기자
“올핸 김장 안 담글래요”
  • 이예진기자
  • 승인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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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 치솟는 양념 채소값에 고민
배추·무 가격 안정세 반면
긴 장마 영향 마늘·건고추
대파 등 양념 채소값 폭등
“김장 사 먹는게 더 저렴…”
시장 주부들 몰리긴 했지만
비싼 재룟값에 구매 망설여
뉴스1
“올해 김장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유례없는 긴 장마영향으로 김장 양념 채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김장철을 앞둔 주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장용 배추와 무는 추가 물량 공급으로 가격이 다소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의외로 양념 채소값이 폭등하면서 주부들의 마음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주부들 사이에는 “김장을 담그는 것보다 사 먹는게 오히려 더 싸게 먹힌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실제로 김장을 아예 포기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주)대상이 주부들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2%가 ‘김장을 포기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포항농협 흥해청과물도매시장에서는 의성산 마늘 한 접(3㎏)이 2만2500원에 거래됐고 포항 죽도시장에서는 2만5000~3만원선에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 수준이다. 김장용 고춧가루도 1근(약 500g)도 지난해보다 가격이 오른 약 2만~2만5000원에 거래됐고 생강은 3근에 1만원 수준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비싸졌다.

양념 채소 값은 부담이지만 배추와 무 가격은 떨어졌다. 이날 배추 도매가격은 포기당 2500~3000원 수준, 무는 1개당 1200원대였다. 지난 추석 직전 1포대(3개 기준)에 3만원까지 치솟았던 배추 가격이 이달 들어 다소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이날 포항 죽도시장에는 본격적인 김장철 앞두고 주부들이 몰리긴 했지만 예전같지 않다는 게 상인들의 말이다. 예년보다 비싼 김장 재룟값에 상인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는 것.

마늘전문 유통·판매하는 ‘A상회’ 김모(62)사장은 “김장 준비를 하기 위해 찾는 이들이 지난주보다는 조금 많아진 것 같다”며 “하지만 마늘가격이 크게 오르다보니 막상 찾아와도 선뜻 사기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마늘의 경우 올 여름 풍년이 들었다. 지난 4월 마늘 수확기에 공급 과잉에 따른 마늘 가격 폭락이 예상되자 정부와 자치단체가 마늘을 산지 폐기할 정도였다. 당시 농민들 반발에도 불구하고 마늘 공급량을 조절한 결과가 반년 뒤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0년산 마늘 재배 면적은 2만5090ha로 평년대비 2% 늘었다. 농림축산부는 마늘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을 우려해 약 500ha 규모의 산지 폐기를 결정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마늘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크게 줄면서 일손이 부족했던 상황도 하반기 마늘 생산량 감소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마늘을 비롯 김장 재료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대파 중품(1㎏) 가격은 2632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69.4% 상승했다.

건고추와 양파도 장마 영향으로 생산량이 부족해 가격이 크게 뛰었다. 건고추의 경우 30㎏ 중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101.8% 올라 77만1000원에 판매됐다. 양파 중품(20㎏) 가격도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192.2% 올라 2만2500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보다도 7% 넘게 상승해 김장철을 앞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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