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70도 얼지 않은 물 상변 찰나 순간 관측
  • 이예진기자
영하 70도 얼지 않은 물 상변 찰나 순간 관측
  • 이예진기자
  • 승인 2020.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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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스톡홀름대 공동연구
4세대방사광가속기 X선 활용
무거운 물·가벼운 물 구조 입증
연구에 참여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포스텍 정상민씨, 양철희 박사, 김경환 교수, 유선주씨. 사진=포스텍 제공

영하 70도의 ‘얼지 않은’ 물의 상변이 과정을 찰나의 빛으로 관측할 수 있게 됐다.

여러 변칙적인 특성을 가진 물은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신비에 싸여있는 물질이다.

특히 무거운 물(HDL)과 가벼운 물(LDL)의 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액체-액체 임계점(LLCP)’ 가설은 여러 물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지만, 이를 증명하는데 필요한 영하 43℃ 이하의 ‘얼지 않은’ 물을 만들어 낼 수 없어 그동안 가설에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김경환 포스텍 화학과 교수 연구팀과 앤더스 닐슨 스톡홀름대 교수 연구팀은 영하 70도의 얼지 않은 무거운 물을 만들어 100펨토초 이하의 X선을 이용, 이 물이 가벼운 물로 바뀌는 과정을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물의 성질에 대한 다양한 가설 중 액체-액체 임계점 가설은 극도로 냉각된 조건 아래에서는 물이 무거운 물과 가벼운 물로 나눠지며 두 물 사이에서 상태가 변화한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영하 43도 이하의 얼지 않은 물을 만들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3년 전 이미 영하 46도의 얼지 않은 물을 측정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 연구팀은 이를 더 발전시켜 영하 70도에서도 얼지 않은 상태의 물을 만드는 실험에 도전했다.

먼저 영하 160도의 고밀도-비정질 얼음을 만든 연구팀은 이 얼음을 강력한 레이저로 순간적으로 가열해 영하 70도의 무거운 물을 만들어 냈다.

이 물은 찰나의 순간에만 존재하는 물로 이 물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밝으면서 찰나보다 빠른 빛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조건을 갖춰 ‘꿈의 빛’으로 불리는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X선을 활용해 영하 70도의 얼지 않은 물을 순간적으로 측정했다.

그리고 이 무거운 물이 가벼운 물로 상변이를 일으키는 과정을 관측했다.

이 연구 결과는 물이 원래 무거운 물과 가벼운 물, 두 가지의 액체상으로 이뤄져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로서 이와 관련된 물의 여러 특성들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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