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방송·영화계 말·말·말…
  • 경북도민일보
올 한해 방송·영화계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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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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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캐릭터 보다는
중독성 강한 유행어 히트

 
 ◇“아무 이유 없어”-공개코미디
 올해 개그계에서는 돋보이는 강렬한 캐릭터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죄민수’ 조원석은 군계일학이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최민수의 캐릭터를 `시건방지게’ 소화해 큰 인기를 모았다.
 그는 MBC TV `개그야’의 `최국의 별을 쏘다’에서 “피스”, “아무 이유 없어”, “~계의 슈레기(쓰레기)” 등의 유행어를 쏟아냈다. 다만 `피스’의 뜻에 대해서는 조원석도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확실하게 떴다.
 아무 이유 없이, 뜻 없이 뜬 유행어는 이뿐만이 아니다.SBS TV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웅이 아버지’에서 웅이 어머니는 이유 없이 “우~~웅이 아버지”를 반복해서 소리치고 다녔다. `안 팔아’에서는 정주리 등이 그냥 물건을 안 판다고 손님을 윽박지르며 웃음을 이끌어냈다.
대구 출신 개그맨 3인방(이동엽ㆍ이광채ㆍ박영재)은 `서울 나들이’에서 “쭉쭉쭉~ 쭉쭉쭉~ 끌어내요”, “개미 퍼먹어”, “ 도와주십시오”, “서울 말은 너무 쉬운 것 같아요” 등 사투리 억양이 녹아든 유행어로 웃음을 선사했다.
공개 코미디의 맏형뻘인 KBS 2TV `개그콘서트’는 일반인이 대화에 응용하기 쉬운 서술형 유행어를 히트시켰다. `같기도’에서 김준호 등이 선보인 `이건 ~한 것도 아니고, ~한 것도 아니여’라는 말은 올해 의도했던 것을 얻지 못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씁쓸한 공감을 얻어냈다. `까다로운 변선생’은 `~아니죠, ~맞습니다’라는 유행어로 사랑을 받았다.
 ◇`오~케이’-시트콤과 사극
 남녀노소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오~케이’도 유행어가 될 수 있었다. 박해미가 MBC TV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거침없이’ 외치고 다닌 덕분이다.
 박해미 입에서 `오~케이’가 시원하게 떨어지면 왠지 복잡한 일이 술술 풀릴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올해 경기 침체 등으로 가슴 답답했던 숱한 서민들이 남몰래 박해미처럼 입을 한껏 오므리고 팔을 휘저으며 발음해 보지 않았을까. 이렇게 말이다.
 `오~~~케이’
 또 `거침없이 하이킥’은 최고 인기 시트콤답게 `야동순재’ `식신준하’ `사육해미’ `꽈당민정’ 등 독특한 신조어도 양산했다.
 어느 때보다 사극 열풍이 거셌던 해였던 만큼 각종 사극에서도 유행어와 어록이 쏟아져 나왔다. 최고 화제작인 MBC TV `태왕사신기’에서 오광록이 독특한 억양으로 말한 `아~수지니야~’가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담덕 역의 배용준도 “죽지마. 이건 임금의 명령이야”라는 멋진 대사로 국내외 여성팬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특히 `이산’의 홍국영(한상진 분)의 말투는 어록으로까지 정리돼 네티즌의 관심을 모았다. “아둔하기가 꼭 돼지 같다더니 자네가 딱 그 짝이구만” “걱정이 반찬이면 상다리 부러지겠네” 등 속을 후련하게 하는 시원한 화법을 보였다. 영조(이순재)가 세손(이서진)을 다그치며 한 말인 “못난 놈”도 라디오 등을 통해 회자됐다.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영화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 주세요.”
 `화려한 휴가’에서 전남도청 전투를 앞둔 이요원이 광주 시내를 돌며 눈물로 호소한 말이다. 감동 코드가 가득한 이 영화에서 가장 강하게 눈물샘을 자극한 장면이라 관객은 이 말을 뇌리에서 쉽게 지우지 못했다.
 `식객’에서는 최고의 요리사가 되려는 김강우가 동생처럼 키워 온 소를 도살장으로 들여 보내며 “네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을게”라고 말해 눈물을 자아냈고, `바르게 살자’에서 순경 정재영은 은행강도 대비 모의훈련에서 “최선을 다해 움직이지 마”라는 말을 해 관객을 웃겼다.
 스크린 바깥에서도 말의 성찬이 펼쳐졌다. `디워’를 연출한 심형래 감독은 7월 언론 시사회 후 세간의 비판적 시선에 대해 “왜 내 영화만 갖고 그러냐”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고, 이에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디워’에 서사가 있다고 하는 것은 `영구가 영구 없다’라고 하는 꼴”이라고 날카롭게 비꼬았다.
 `기분을 풀어주려고 한 말’이 정치권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배우 백일섭은 11월 한나라당 당사에서 이회창 후보를 가리켜 “뒈지게 두드려 맞아야 할 짓거리”라고 말했다가 문제가 되자 “추운 날씨에 청중의 기분을 풀어주려 웃자고 한 말”이라고 뒤늦게 사후 수습에 힘쓰기도 했다.

 ◇“쇼를 하라~ 쇼”-CF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쇼를 해라”는 말은 과장된 행동을 하는 상대를 놀릴 때 주로 쓰는 말. 그런데 올해 한 CF 때문에 갑자기 긍정적인 말로 바뀌었다.
 이 CF는 국민에게 자신의 `끼’를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쇼를 하라”고 요구했다. 코믹하고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쇼를 하라, 쇼”라는 코멘트를 적극 활용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올 초에는 연예인의 대부업 광고 출연이 크게 논란이 됐다. 특히 `무이자,무이자, 무이자~’라는 CM송은 중독적인 멜로디 때문에 어린이들까지 따라 부르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MBC TV `무한도전’은 `셧쎄요~’ 말투를 유행시켰다. “식사하셨쎄요~”처럼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비속어 논란을 불러 오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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