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MB·朴 구속 ‘대국민 사죄’

대통령 잘못은 곧 집권당 잘못
탄핵 후 반성·성찰도 부족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그러한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 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면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죄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공동경영의 책임과 의무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게 된다”면서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을 잘 보필하려는 지지자들의 열망에도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자리에 연연하며 야합했고,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지혜가 없었으며, 무엇보다 위기 앞에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했다”고 반성했다.

특히 김 비대위원장은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받아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하였으면, 국민을 하늘처럼 두려워하며 공구수성(恐懼修省)의 자세로 자숙해야 마땅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 또한 부족했다”면서 “그러한 구태의연함에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커다란 실망감에 대해서도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또 “아울러 탄핵을 계기로 우리 정치가 더욱 성숙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했는데 민주와 법치가 오히려 퇴행한 작금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끼며 깊이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다시는 우리 역사에 이러한(정경유착, 권력농단)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겠다”면서 “쌓여온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정당을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 쇄신을 통해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역사를 돌아보면 헌정사의 모든 대통령이 불행한 일을 겪었다”면서 “외국으로 쫓겨나거나, 측근의 총탄에 맞거나, 포승줄에 묶여 법정에 서거나, 일가친척이 줄줄이 감옥에 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우리나라 어떤 대통령도 온전한 결말을 맺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는 저희 당에게 준엄한 심판의 회초리를 들어주셨다”면서 “정당정치의 양대 축이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함께 무너진다는 각오로써,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으로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또 “이 작은 사죄의 말씀이 국민 여러분의 가슴에 맺혀있는 오랜 응어리를, 온전히 풀어드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고개 숙인다”면서 용서를 구했다.

손경호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