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그늘 ‘알바’가 사라진다
  • 이예진기자
코로나 그늘 ‘알바’가 사라진다
  • 이예진기자
  • 승인 2021.0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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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PC방 등 ‘알바전쟁’
편의점 심야 알바 1명 뽑는데
20여명 구직신청 쟁탈전 치열
대구 20~24세 취업자수 급감
밤 9시후 셧다운 조치 직격탄
오토바이 배달원 등 내몰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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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이후 청년들의 아르바이트(알바)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모 편의점이 심야에 일할 알바 1명을 뽑는데 20여명이 전화로 구직신청을 해왔다.

이곳 편의점 주인 임모(여·63)씨는 “예전에는 심야 알바를 못구해 난리를 쳤는데 요즘엔 알바를 하겠다는 청년들이 넘쳐나고 있다”면서 “코로나 이후 장사가 안되다보니 알바자리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했다.

최근들어 젊은이들의 ‘알바전쟁’이 현실로 다가왔다.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겨울 알바’ 시장은 저소득·서민층 대학생들에겐 생계와 학업을 이어갈 삶의 전선(戰線)이다. 부모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을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이 기간 알바에 다음 학기 학비와 생활비를 조달해 왔다. 그런 겨울 알바 시장이 올해는 꽁꽁 얼어붙었다.

6일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대구의 20~24세 취업자 수(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 등 포함)가 급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 3월 취업자는 전년보다 약 40% 줄었고, 지난해 7월 취업자는 전년의 약 83%에 머물렀다. 연말 결과는 더욱 참담할 것으로 전망됐다.

취업포탈 인크루트가 최근 구직 앱 ‘알바콜’을 통해 대학생 회원 679명에게 겨울 아르바이트 구직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97.2%가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청년들이 주로 일하는 카페·술집·음식점 등은 코로나 영업 제한 조치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아예 알바를 없앴다. 혹여나 알바를 구한다는 모집공고가 뜨면 그 한 자리를 놓고 20~30명이 몰리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편의점 알바자리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카페나 PC방 등이 밤 9시 이후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자 알바자리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6일 지역의 한 브런치 카페·PC방 알바생 모집공고 앱에는 카페의 경우 20대1, PC방은 1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산의 모 대학을 중퇴한 김모(28)씨는 지난해까지 포항 남구 쌍용사거리 술집에서 알바를 했다. 그런데 이달 초부터 ‘밤 9시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자 주인이 “장사가 안돼 그냥 혼자 하겠다”며 김씨를 내보냈다. 졸지에 알바자리를 잃게 된 김씨는 당장 대리운전이나 오토바이 배달원이라도 뛰어야 할 판이라고 혀를 찼다.

요즘 알바자리가 있는 곳은 오토바이 배달원, 택배 상하차처럼 ‘코로나 특수’를 맞은 업종들뿐이다. 하지만 이런 알바자리는 위험하고 힘들어 청년들이 기피하는 업종이다. 최근 오토바이 배달원이 된 이모(31·포항시 북구 중앙동)씨는 “어쩔 수 없이 뛰어들었지만 막상 해보니 위험하고 힘들다”고 털어놨다.

공공기관이 뽑는 단기 알바자리는 더욱 치열하다. 대구시가 지난달 7일부터 18일까지 대학생 인턴 132명을 뽑는데 무려 2998명이 몰려 2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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