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와 같은 일이 또다시 되풀이 될 조짐이다. 그것도 같은 지역구에서 김병욱 의원이 성폭행 의혹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더군다나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김 의원이 탈당을 하자 지역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 6일 ‘김병욱 여비서 강간’이란 제목으로 된 40초 분량 영상을 내보냈다. 영상에는 ‘강간 장면을 목격했다’는 그림과 함께 당시 목격자인 여비서가 사과를 요구하는 문자 메시지 캡처 화면도 나온다.
이 영상에는 김 의원이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인 2018년 10월 15일 발생한 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다. 김 의원은 김천시에서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를 마친후 안동시로 이동해 경북도가 마련한 술자리에서 여비서와 인턴 여비서를 알게 됐고 이후 두 여비서 숙소인 호텔로 찾아가 인턴 비서를 성폭행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런 더럽고 역겨운 자들이 방송이라는 미명하에 대한민국을 오염시키고 있는 현실에 분노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한다” “결백을 밝힌 후 돌아오겠다”며 이날 국민의힘 탈당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 행보는 다소 의외다. 성급한 탈당이 향후 수사에 있어 도움이 될 리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 진행중인 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렇게 볼 때 김 의원 탈당은 당 지도부의 입김이 작용한 정황이 짙다. 지도부가 이날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성폭행 의혹을 확인한 데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과 100일도 남지 않은 재보궐선거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한 때문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아직 목격담만 있고 성폭행 관련 피해자가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의혹을 성급하게 기정사실화 해선 안 된다. 더구나 가해자로 지목된 김 의원이 탈당까지 불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무엇이 진실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알 일이다. 만약 김 의원 주장대로 가세연 폭로가 거짓이라고 한다면 김 의원이 왜 이런 일에 연루됐는지, 또 누가 어떤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이번 일은 ‘국회의원 성폭행’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특히 전도유망한 젊은 초선 국회의원이 파렴치한 성폭행 의혹에 연루됐다는 자체가 경천동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장을 비롯해 여권 단체장들이 잇달아 성추문에 연루돼 비극적인 최후를 맞거나 낙마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지역민들은 사건에 대한 실체가 밝혀질 때까지 ‘꿀 먹은 벙어리’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포항이 ‘국회의원 성폭행 도시’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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