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주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 찾자”
  • 정운홍기자
“지방 주민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 찾자”
  • 정운홍기자
  • 승인 2021.0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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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30돌… 지방의회 역할과 구상
김호석 안동시의회 의장
새로운 지방자치시대 실현 아직 갈 길 멀다
인구감소·부실 재정 등 자치단체 존립 위기
국민적 관심 또한 ‘수도권’에 여전히 쏠려
지방자치 근본적 체질 개선 많은 노력 필요
 

“올해는 지방의회 개원 30돌을 맞는 해입니다. 풀뿌리 정치가 바로 서야 지역이 바로 서고 시민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지난 30년의 자취를 교훈 삼아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안동시의회를 맡아온 김호석 의장은 진정한 지방자치야말로 성숙한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강조했다. 지난 11일 김 의장을 만나 지방자치 30년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 풀뿌리 정치를 이끌어갈 과제를 들어봤다.

- 지방의회 부활 30주년에 대한 소회
▲강산이 3번 바뀔 동안 7번의 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지방의회의 위상이 예전과 달리 상당히 높아졌다. 그동안 ‘반쪽짜리 자치’라는 부정적 평가가 있었지만 지난해 국회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통과돼 올해부터 시행되면 지금과는 다른 법제에서 새로운 지방자치시대가 열릴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앞으로의 갈 길이 멀다. 인구감소와 부실한 재정 등으로 자치단체의 존립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국민적 관심은 ‘지역’이 아닌 ‘수도권’으로만 여전히 쏠려 있고 지역주민들의 정치참여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자치의 근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 바람직한 지방분권이란?
▲지방소멸의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에 대응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국가차원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해선 우선 자치행정권이 확립돼야 한다. 현재의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에 자치행정권이 예속된 ‘무늬만 지방자치’에 불과하다. 지역 현실에 맞는 혁신적 정책을 시행하려 해도 중앙정부의 법령 밖에선 논의조차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또한 자치입법권의 강화 또한 지방정부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이다. 현행 법규 체계에서 자치단체 조례에 위임된 권한이 지극히 제한적이기에 지역민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자치입법을 기초의회 스스로가 제정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또 하나는 자치예산권이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예산만을 내려주는 ‘탑다운’ 방식이 아닌, 자율적으로 자치예산을 편성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현행 예산체계로는 중앙정부 주도의 정책과 사업에 지방정부가 따라가는 모양새다 보니 아래로부터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진정한 지방분권이란 지방의 주민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중앙으로부터 되찾아 온다는 인식의 전환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기초의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기초의회의 권한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치단체의 예산심의 과정만 보더라도 기초의원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안동시의 경우 시의원 18명이 올해 총 1조4000여억원의 예산을 다루는데 의원 1명당 800여억원을 심의하는 꼴이다. 국회의원에게 9명의 보좌 인력이 지원되는 반면, 기초의회 의원들은 자치법규 발의 및 심사, 예산심의, 민원처리, 지역구 관리 등을 보좌진 없이 모두 혼자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러한 시점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과 의원 2명 당 1명의 정책보좌관을 둘 수 있는 제도의 신설은 정말 환영할 일이다.
의원들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높이기 위해 기초의원 각자가 역량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시민들을 향한 진정한 정치서비스라 생각한다.
중앙 정치로부터의 독립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언젠가부터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고착화되어버렸는데, 중앙의 정치권력이 지방의회까지 독식하게 되면 지역의 정치다양성이 파괴되고 나아가 젊고 능력 있는 정치신인들은 더욱 더 진입하기 힘들어지게 된다. 이를 위해선 의원 각자가 정당공천에 자유로운 독자적 지지층을 형성하는 등 의정활동의 질을 높여 낡은 지방자치의 패러다임을 탈피해야 한다.

-32년 만에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개정 지방자치법에서 주민자치회 조항이 삭제된 것은 직접민주주의 강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개정법이 지방자치의 근본적 체질개선이 아닌 일부 형식적 변화만을 끌어낸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향후 주민자치회를 도입할 수 있는 입법 조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올해 안동시의회의 계획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중소상인들과 취약계층의 생계가 흔들리고 있다. 안동시의회는 올해 상반기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더 힘쓰겠다. 안동시가 방역과 보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더 세심하고 장기적인 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법망만으로 보호하지 못하는 낮은 시급의 노동자를 비롯해 돌봄 서비스 종사자, 운전기사, 의료봉사자 등 보이지 않은 곳에서 애쓰시는 분들에 대한 안전과 존엄을 지켜드려야 한다. 관련 조례를 보다 구체화해 우리지역에서 만큼은 소외받는 분들이 없도록 하겠다.

-새해 각오와 안동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지난해 국가적 재난 속에서도 정부와 안동시의 방역지침을 모범적으로 따라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 현재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이었다. 올해 안동시의회는 집행부와 발맞춰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역활동에 적극 나서 잃어버린 시민들의 일상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
지난해 다소 매끄럽지 못한 의회 운영으로 시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 이 또한 시민들의 애정 어린 조언으로 알고 지난 자취를 교훈 삼아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다름을 조화시켜 나가는 상생의 정치를 실천해 나가겠다. 새해에도 안동시의회를 향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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