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분단소재 영화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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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분단소재 영화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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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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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활동 소설가 박태원 외손자
예술적 재능, 아버지 영향 커

 
연출한 봉준호감독
 
 마침내 `괴물’이 공개됐다. 그리고 그 실체는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드라마와 테크놀로지 간의 괴리를 완벽하게 봉합하며 매끈한 웰메이드 상업영화로 탄생한 것.
 그 정점에 봉준호 감독이 있다.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탁월한 이야기꾼의 면모를 보여줌과 동시에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는 치밀한 연출로 드라마 장르로도 500만 흥행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던 봉 감독이 이번에는 SF에까지 손을 뻗쳤다.
 제목 그대로 괴물이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
 `괴물’이 선보인 괴물은 민물고기의 돌연변이 같은 형태로 기술적으로 흠잡을 데 없이 표현됐다.
 그는 영화의 다양한 은유와 상징에 대해 “보시는 분들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해도 될 것 같다”면서 “그런데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초강력 상업영화”라며 웃었다.

 
“언젠가는 분단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 생각입니다. 우리의 뼈아픈 현실이잖아요”
 `괴물’로 한국 영화계에 또 하나의 획을 그은 봉준호 감독이 남북 분단에 관한 영화를 만들 계획을 밝혔다. 그는 북에서 활동한 소설가 구보 박태원의 외손자. 6월19일 제14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북에 사는 큰이모와 자신의 어머니가 만났고, 이 과정에서 그의 이름 역시 뉴스를 탔다.
 “어머니와 큰이모님이 상봉하셨을 때는 저는 중국 상하이에 있었습니다. 상하이국제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있었거든요. 귀국해보니 당시 어머니와 큰이모님의 상봉이 크게 관심을 끌었더군요. 게다가 모든 기사에 제 이름이 거론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상봉장에서 그의 큰이모 박설영 씨는 “준호라는 조카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그 애가 유명한 영화감독일 줄 몰랐다. 조카가 만든 영화를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문학계에서는 시나리오도 직접 쓰는 봉 감독이 외조부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진단을 했다.
 봉 감독은 “사실 할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다. 주변에서는 내가 그 피를 물려받아 글을 쓴다는 말을 많이 했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며 쑥스러운 듯 웃은 뒤 “그런 얘기보다는 언젠가는 꼭 분단 소재를 다루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공동경비구역JSA’ 같은 명작도 있지만 분단에는 우리 민족의 한이 서려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재능에 대해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아버님이 시각효과를 전공하셨는데, 어릴 적 아버지 서재에서 화집, 사진집을 몰래 보며 자랐습니다. 그때의 기억과 흥분이 지금 제가 영화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천변풍경’으로 1930년대 모더니즘 문학의 한 획을 그었던 소설가 박태원(1909~1986)은 6ㆍ25전쟁 당시 친구였던 상허 이태준(1904~?)을 만나러 간다며 부인과 5남매를 남겨두고 북으로 갔다. 남겨진 가족은 1ㆍ4후퇴 때 서울 이남으로 피난했는데 장녀 설영씨만 외가인 서울 이화동에 남겨졌고 이후 소식이 끊겼다.
 그는 1958년 백내장 진단과 뇌출혈로 반신불수가 되는 등 30여 년간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1977년 역사소설 `갑오농민전쟁’을 집필하는 등 북녘에서 문학 혼을 불살랐다. 1981년 끝내 구술 능력마저 잃어 1986년 북녘 아내 권영희 씨가 소설의 최종편(3부)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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