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명령 첫날…기다리다 지친 포항시민 “뿔났다”
  • 이상호기자
행정명령 첫날…기다리다 지친 포항시민 “뿔났다”
  • 이상호기자
  • 승인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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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1세대 1명 진단검사 대혼란 초래… 시민 불만 폭발
검사장 북새통 기본 2시간 대기…기다리다 발길 돌리기도
일방·강압·졸속 행정, 곳곳서 항의 목소리…시 “대책 강구”
26일 포항시 북구 양덕동 한마음체육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승차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나온 시민들이 탄 승용차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다. 포항시는 26일 0시를 기해 남구 구룡포와 오천읍 제외한 읍,면,동에 세대 중에서 1명 이상이 반드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행정명령했다. 뉴스1

포항시가 행정명령을 발동해 26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1세대 1명 이상 코로나19 진단검사’가 대혼란을 초래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포항시가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너무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에 시민들이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다. 기간 내에 1세대 1명 이상 검사를 받지 않을 시 추후 만약 코로나에 확진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치료비 구상권 청구와 형사고발을 하겠다는 포항시 방침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6일 오전 드라이브스루 코로나 검사를 하고 있는 남구보건소 앞 끝차선 도로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검사를 받기 위한 차량 행렬이 100m이상 넘었고 도보로 온 사람들도 긴줄에 서서 본인 차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 같은 상황은 드라이브스루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양덕한마음 체육관도 마찬가지고 북구보건소 등 시민들이 도보로 가 검사를 받는 포항 다른 검사장도 마찬가지이다.

도로는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차량들로 끝없이 이어져 있고 빗속에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시민들의 행렬도 길게 이어졌다. 대기 줄이 워낙 길다보니 검사를 받기 위한 대기 시간이 2시간은 기본이고 무려 3시간까지 기다리다 검사를 받고 돌아간 시민들도 있었다. 이러다보니 몇시간 기다리다 짜증나 도저히 검사를 받지 못하겠다며 중간에 발길을 돌린 시민들도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시민 A(35·북구 양덕동)씨는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양덕한마음 체육관으로 왔는데 2시간 정도를 대기하고 검사를 받았다. 일찍 왔다고 생각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깜작 놀랐다”면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기다리며 검사를 받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B(38·여)씨는 “계속 기다리다가 지쳐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코로나 검사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로 가득했고 일부 사람들은 검사를 진행하는 관계자들에게 항의하는 모습도 봤다”면서 “포항시가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일주일만에 모두 검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운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불만이 높다는 것을 포항시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26일 검사 장소 곳곳에서 불만민원이 속출했다는 것.

포항시가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고 이 같은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시장 개인의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이 같은 행정명령을 내리기 전에 시가 미리 권고조치를 하고 검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한 상황을 검토하지 않았다는 게 시민들의 주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시 계획이 조금 미비한 것도 있고 26일은 행정명령 발동 첫날이며 비도 내린 것이 이런 상황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곳곳의 불만 목소리를 계속 파악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꾸려 27일부터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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