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종갓집 코로나 설 ‘거리두기 차례·음복도시락’
  • 박명규기자
칠곡 종갓집 코로나 설 ‘거리두기 차례·음복도시락’
  • 박명규기자
  • 승인 202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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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4명 단출하게 차례 지내
차례 후 음복도 도시락으로 대체
종친 위한 테이크아웃 식혜도 선봬
설날인 12일 칠곡군의 한 종갓집 사당에서 5인 이상 집합금지 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마스크를 착용한 성인 남성 4명이 거리를 띄우고 차례를 지내고 있다.
칠곡 종갓집에 등장한 음복도시락, 수정과, 식혜
“5인 이상 집합금지 지침에 따라 설날 차례는 4명만 모여서 단출하게 지냈습니다”

설날인 12일 경북 칠곡군의 한 종갓집 사당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성인 남성 4명이 거리를 띄우고 차례를 올렸다.

조선 중기 공조참의를 지낸 석담 이윤우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68·칠곡군 지천면)씨네 설날 차례 풍경이다.

이 씨 종갓집은 지난해 설날에는 사당입구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으나 이날은 적막감마저 감돌며 강아지 짖는 소리가 유달리 크게 들려왔다.

방문하는 친척이 줄어들자 혼자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사당으로 나르는 아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다.

또 종갓집 입구에는 손소독제가 마련되어 방문객들은 손 소독을 하며 방역 지침을 준수했다.

이 씨는 “보통 설날이면 50여 명이 모였으나 올해는 인근 지역의 아들과 한동네에 살고 있는 친척 등 4명만이 모여서 차례를 올렸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전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협조와 양해를 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차례를 올리는 제관의 숫자만 준 것이 아니다. 차례를 지낸 후 종친들과 사랑방에서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덕담을 주고받는 음복마저도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이름도 생소한 음복 도시락에는 전, 강정, 과일, 유과, 약과, 생수 등이 담겨있다.

이 씨는 “제사에 있어 음복의 예가 마지막 순서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부득이하게 도시락으로 각자 집에서 음복하는 방법을 택했다”며 “조상님들도 이런 사정을 충분히 이해해 주실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이 씨는 음복 도시락과 함께 테이크 아웃 식혜와 수정과도 선보였다.

각자 집에서 차례를 지낸 후 종갓집 사당으로 참배로 오는 마을 종친들을 위해서다.

참배를 마친 종친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눈 후 수정과와 식혜가 담긴 컵을 건넸다.

이 씨는 “부모의 생명과 자신의 건강을 위한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코로나19 시대의 효도”라며 “모든 국민들이 설 명절 연휴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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