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을 하던 반대를 하던, 이 문제의 종착점은 언제나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에 귀착되고 있다. 비용이 얼마 들지 않는 사업이라면 제2, 제3의 공공병원인들 어떠하랴 마는 그 소요되는 비용을 보면 추가 건립만이 대수는 아니다. 대구시의 추산에 따르면 제2의료원 건립에는 건설비만 2000억원이 들며, 매년 500억원 이상의 운영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의 생명인 의료장비 등을 포함할 경우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
이 문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은 지난해 2월 말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급증하는 병상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환자들이 상당수 발생하면서부터다. 지난해 3월 초, 2300명의 환자가 집에서 대기해야 했고, 초기 사망자 75명 중 23%는 입원도 못하고 사망했다.
국내 타도시들의 공공병원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는 점도 변수다. 대전·서부산의료원이 예비타당성 심사를 생략하고 건립을 확정했다. 진주·거창·통영·상주·영월·의정부는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부산과 인천, 울산, 광주, 세종, 제천단양, 김해 등도 공공의료기관 추진을 논의 중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난제는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비용의 문제다. 여기서 가성비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예방과 관리측면에서 보면 현재로서 대안 중 하나는 의료형사회적협동조합이 될 수 있다. 기존 대구의료원으로 발생환자를 돌보는데 집중하고 평소 예방활동과 건강관리, 퇴원후 관리 등은 보건소와 협력체계를 갖춘 의료형사회적협동조합이 담당한다면 모자라는 공공의료 인력과 병원의 기능을 상당부분 분담할 수 있다. 예컨대 대구시 동(洞)마다 1개소의 의료형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돼, 내과나 가정의학과 진료가 이뤄진다면 감염병의 예방과 초기대응은 물론 각종 만성질환자 관리, 예방접종 등에서도 공공의료 기능을 충분히 보완 할 수 있다.
대구지역에는 최근에서야 겨우 1개의 의료형사회적협동조합이 활동을 개시하고 있고 경북지역은 그나마 진무한 실정이다. 천문학적 바용이 소요되는 제2의료원 설립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는 일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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