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적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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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적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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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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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학에서 `다수의 법칙’이라는 용어가 있다. 한 개인이 평생 동안 1조 원의 재산을 모으는 것이 확률적으로는 어렵지만, 수천만의 사람을 대상으로 그중 한 사람이 1조 원의 재산을 모을 가능성을 따져 본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복권 당첨자 주식투자 대박 기대와 같이 특정 다수에서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본인의 확률로 착각하는 경우다. 주식가격은 `제멋대로의 걸음마’를 뜻하는 랜덤 워크로 표현하기도 한다. 주식투자의 도박성 속성이다. 영국의 인류학자 거다 리스는 “21세기 인간은 모두 도박자”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복권을 사고, 경마장에서 죽치고, 사무실에서 사다리 타기를 하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의 신조어 `호모 알레아토르,  즉 도박적 인간’이 설득력 있다. 그는 주식투자도 차라리 이렇게 속시원히 말하라고 한다. “이것은 도박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경제 지식으로 치장하려 든다. 필요한 것은 단지 동물적 감각이다. 주식가격이 오르내린다. 베팅하라!” 하지만 자본주의는 주식 거래와 증권거래소가 없다면 지탱할 수 없는 제도다. 주가 예측은 매우 어렵지만, 예측하려고 노력하면서 기업 정보가 생산된다. 결국에는 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들어 간다. 투자가 이뤄지며 경제가 발전하는 것이다. 최근 증권사에서 빚을 내 주식 투자하는 신용융자거래가 사상 처음으로 7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투기에 이어 주식 투자 열풍이 다시 불어닥치고 있다. 투자를 넘어 투기가 되면 폐해가 심각해진다. 주식투자도 `다수의 법칙’을 기억하면서 경제 공부 좀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할 것 같다. 그런데 이 또한 `투기적 사회’가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도박적 인간’의 속성을 간과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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