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韓方)을 꽃피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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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韓方)을 꽃피우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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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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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가장 빨리 알리는 전령(傳令)이요, 신호탄 같은 미선화(美先花)와 홍매화, 산수유와 목련화가 막 피기 시작하는 때. 며칠 전, 삼성현역사문화공원과 경산동의한방촌을 다녀왔다. 세 분의 성현이 탄생한 곳으로 널리 알려진 명소 중의 명소, 삼성현(三聖賢)이라 자연스레 고개가 숙여지는 곳이다. ‘당나라에 유학 가던 중 해골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원효(元曉)와 ‘철없는 신문왕을 깨우치게 한’ 설총(薛聰), ‘고조선에서부터 후삼국까지의 유사’를 모아 <삼국유사(三國遺事)>를 편찬한 일연(一然)은 누가 뭐래도 경북 경산 출신 중에 가장 유명 인사다.

성현들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 고문헌과 회화 등 예술과 민속 등에 대한 조사연구와 관광명소로써 대중과 문화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곳. 2015년에 압량벌의 8만여 평에 삼성현역사문화공원과 역사문화관이 개관되었다. 게다가 지난해는 대자연에서의 한방 치유와 힐링 공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한방문화체험관과 야외시설 등이 잘 어우러진 경산동의한방촌도 탄생됐다. 이제 삼성현의 삶과 업적, 위상이 함께 얼이 되어 압량벌의 대자연과 우리 지역의 전통 키워드인 한방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가 마치 봄꽃처럼 피고 있었다.

한방문화체험관에는 한의원과 한약재 건강 족욕실, 바른 몸 체형 검사실과 다양한 운동실이 갖춰있다. 한방치료의 전문화된 서비스와 한방의학과 네일케어, 스킨케어의 효능을 직접 체험하는 곳. 한방미용원과 화장품 전시판매장에서는 한방과 미용이 연계된 뷰티전문서비스가 친절하게 제공되고 있었다. 한방촌에 들어서면, 한약 끓이는 편안하고 구수한 향기로 갑자기 건강해지는 것 같은 기분 좋은 냄새가 고향의 저녁연기처럼 퍼지고 있었다.

특히, 대구경북 원산지의 형형색색 약초와 건강 제일로 꼽히는 십전대보탕, 인삼 양영탕 등 다양한 액제 원형을 그대로 볼 수 있어 한방에 대한 흥미도 한층 높여 주고 있었다. 약탕 제조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약탕 제조 체험장과 한방 체험실, 한방화장품 체험실, 한방차와 약초 주머니와 한약재를 활용한 화장품과 향수 만들기 등 다양한 한방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넓은 야외에는 계절별로 다양한 약초를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약초 정원과 약초 야생화원과 치유의 숲, 명상원, 대오쌈지공원, 치유 산책길 등이 한창 조성되고 있었다. 경산 동의한방촌. 그곳엔 처음 오는 이에게도, 반갑고 오랜 고향 친구의 웃음으로 맞이하는 최 촌장(村長)을 필두로 ‘한방의 꽃을 피우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에게 큰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왜냐하면, 특히 지금처럼 어수선한 시절. 오로지 시·도민의 건강과 희망을 싣고, 앞만 보고 달리는 힘찬 경주마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전통과 한방’이 잘 어우러져 그야말로 한 폭의 병풍 같다. 이곳은 마치 쇼(Shaw, G.)와 윌리엄스(Williams, A.)가 영국의 데이본(Devon) 연구사례에서 주장한 ‘영원한 트라이앵글’처럼, 삼성현을 둘러싼 관광과 개발, 환경의 복잡한 삼각관계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이제 ‘한방을 꽃피우는 사람들’의 숙제는 ‘책임과 의무를 혼신(魂神)으로 다하는 일’이다. “반드시, 씨 뿌려 거두라”는 성현들의 말씀처럼. 왜냐하면, 알찬 과실과 맛난 열매는 늘 후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삼성현과 한방촌의 미소(微笑)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이유는, 날이 갈수록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해지는 코로나 시절. 속이 확 풀리는 해장국처럼, 오랜만에 참 기분 좋은 곳. 봄꽃이 화사(華奢)해지는 때, 저녁노을과 멋진 석양(夕陽)도 그곳에서 함께 했기 때문이다.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경영학박사·Saxopho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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