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줄타기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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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줄타기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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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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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가 미국 아나폴리스 해군기지에서 열렸다. 3국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미국은 여기에 중국의 견제도 포함시켰다.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견제의 눈길을 멈추지 않았다. 하루 차이로 중국에서는 한중외교장관의 회담이 열렸다. 한반도의 영구 평화를 위한 비핵화가 화두가 되었고 중국은 우리에게 첨단산업분야의 협력파트너가 되어주기를 요청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무역의존도가 높아 이들과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5G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우리와 함께 하자며 프러포즈를 한 셈이다. 미국에서 열린 안보실장 회의에서는 안보를 위해 대북재재 강화로 의견이 모아졌고 미국은 반도체 및 첨단기술 공급체인에서 선두를 점유하고자 중국을 견제했다. 반도체 등 일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공동 타깃이 되었다. 미국도 중국도 자신의 편에 서기를 원하고 있다.

한 나라는 우리와 동맹국이고 다른 한 나라는 우리의 안보와 경제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어느 편에 서야 유리할까. 실제로 우리는 미국의 안보실장 회의에서는 북한의 제재에 합류했고 중국의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얘기하여 모호한 입장을 취한 상황이 되었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 분쟁 중이다. 전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5G관련 기업과 기술들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중국기업을 배제하고 있고 동맹국들에게 이러한 행동에 동참할 것을 요구해 압박감을 받고 있다. 미국의 3국 안보실장회의의 결과는 중국과의 분쟁이 더 강화될 전망을 예측할 수 있고 반도체 등 5G 분야의 첨예한 대립과 경쟁을 전망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외교의 방향은 어떠한가.

미국에서는 미국의 의도대로, 중국에서는 중국의 의도대로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도 자신의 편에 서서 함께 하자는 프러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입장은 그 어느 편에도 서는 것은 물론 자기 주장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만일 동맹을 빌미로 또 북한의 핵과 경제를 빌미로 우리나라에게 결단을 요구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한반도에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냉전을 경험했다. 당시 중국은 한한령으로 우리와의 무역과 교역은 물론 일반인들의 관광까지 모든 문호를 닫았다. 지금까지는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했지만 극단의 상황에 서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선택에 기로에 서게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북한에 대한 입장은 평화적 해결이다. 남북이 경제협력으로 함께 잘 살아나가길 희망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수용할 것을 주장하며 미사일 시위를 일삼고 있다. 무력시위를 하는 북한이 세계의 타깃이 되고 있고 한국은 가장 인접한 위치에서 이들에 대한 방호와 생존을 위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반만년이 넘는 우리의 역사 동안 우리는 무수히 많은 환란을 경험했다. 역사적 사실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강력한 전면전이 아닌 외교를 통한 지혜가 전쟁을 막았고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가질 수 있었다. 이것이 미국과 중국이 만들어낸 신 냉전 시대를 맞이하며 우리나라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되는 외교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모습으로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낼 수 없다. 마냥 일방의 수혜만 바라볼 수도 없다.

세계는 코로나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코로나 이후의 경제상황은 매우 척박할 것이므로 각국과의 경쟁은 더 치열해 질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의 외교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외교요원들의 능력과 경험이 중요하고 이러한 전문요원들의 활용으로 문제가 극단으로 치닫기 전에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돌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경쟁과 갈등은 지속되고 첨예할 것이나 각자의 이익 때문에 전쟁으로 몰고 가진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문제를 좁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게 보아 각국의 위치에 따라 유리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모두가 원하는 상황이 무엇인지를 먼저 보고 이것에 따라 우리에게 유리한 입지를 조정하며 지혜롭게 각각의 목적에 수렴하는 외교정책이 근간이 되어 주어야 한다.

여기에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도 필수적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국가들이 많을수록 우리가 가지는 파워가 강해질 것이고 이들의 입장이 함께 구현되어야 함에 직접적으로 날아오는 공격들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변화무쌍한 시대에 변함이 없을 것을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변화의 물결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그 물결에 타고 시류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그 첫 번째 할 일이다.

김용훈 국민정치 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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