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족(廢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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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족(廢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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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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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족(廢族)은 조상이 큰 죄를 짓고 죽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가문, 족속을 말한다. 왕조시대에나 있었던 징벌이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인 안희정 씨가 친노 세력 스스로를 `폐족’이라 불렀다. 대선 결과와 관련해 “친노라고 표현되어 온 우리는 폐족입니다, 죄 짓고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들과 같은 처지”라는 심경을 밝혔다. 어제까지만 해도 있는대로 큰소리 치던 그 기세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궁금하다.
  안씨는 `민주개혁세력의 종언’이라는 글을 통해 “대한민국이 합의할 수 있고 동원 가능한 최선의 정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민 다수의 합의와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우리는 변화와 개혁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우리는 실컷 울 여유도 없다. 우리는 폐족”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민주개혁세력이 우리 대에 이르러 사분오열, 지리멸렬의 결말을 보게 했으니 우리가 어찌 이 책임을 면할 수 있겠느냐”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로운 진보 개혁세력이라는 더 넓은 역사의 들판으로 근거지를 옮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안 씨와 친노 진영의 참회, 그리고 새 출발을 위한 각오는 그들 몫이다. “나만 옳다”는 오만에 빠져 독선을 자행할 때 언론의 비판을 죽도록 미워하다가 이제 와서 후회한다면 국민들로서는 울화통이 터질 노릇이다. 경제를 망치고, 국가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고 `폐족’이라는 글 하나로 면피하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하면 그만이라는 것인지 기가 막힐 뿐이다.
  안 씨의 참회에 진정성이 보이지도 않는다. 아직 권력의 끈을 쥔 친노 세력과 386들의 행태를 보라.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대통령 당선자를 괴롭히겠다고 특검을 밀어붙이고, 청와대는 국정실패 책임자들에게 훈장을 주지 못해 안달이다. `폐족’의 참회와  반성과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 게다가  청와대 참모들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줄줄이 탈출하고 있다. 안 씨의 반성에 진심이 담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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