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조PD·윤일상 교집합 찾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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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조PD·윤일상 교집합 찾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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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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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음반 주현미 보컬 화제
세대와 장르 뛰어넘은 시도`눈길’ 

 
 
 
   음악경력을 합하니 50년. 트로트 가수 주현미(47), 히트 작곡가 윤일상(34), 래퍼 조PD(32)의 삼각편대는 어리둥절한 조합이다. 장르와 세대를 훌쩍 생략했다. 신구의 조화이고 장르의 융합이다.
 음악 인생 24년의 주현미, 16년인 윤일상, 10년 된 조PD가 뭉쳐 교집합을 찾아냈다. 화학반응의 결과는 윤일상과 조PD의 프로젝트 음반 `피디스(PDIS)’에 수록된 `사랑한다’. 윤일상이 작곡ㆍ편곡하고 조PD의 작사와 랩에 주현미의 보컬이 맛깔스럽게 얹혔다.
 8일 오후 서울 청담동의 한 스튜디오에 둘러앉은 세 사람은 큰누나, 작은형, 막내동생으로 어우러졌다. 음악으로 묶인 가족은 서로에 대한 존경과 칭찬으로 녹음실을 채웠다.
 
 --힙합과 라틴 멜로디에 트로트 보컬은 신선한 시도다. 주현미 씨를 떠올린 이유는.
 ▲윤일상(이하 윤) = 어린 시절 주현미 선배에 대한 가슴 속 연민이 있었다. 인연이 없었기에 직접 뵙고 싶기도 했다. 내가 1992년 데뷔 즈음, 주 선배는 결혼해 아이를 키우며 활동을 접을 시기였다. 현실에선 이룰 수 없는 사랑이었다.
 ▲주현미(이하 주) = 호호, 그때가 둘째아이를 막 가져서 활동을 중단한 시기였다.
 ▲윤 = 근데 선배님과는 만날 인연이었나보다. 처음 전화드렸을 때 산에서 길을 잃었다며 다시 전화를 주시겠다고 했다. 그런데 답이 안와 다시 문자를 보냈더니 그제사 전화를 주셨다.
 ▲주 = 남편과 산에 갔는데 날이 어둑해지고 길을 잃었다. 그때 정신없어서 솔직히 전화 온 걸 잊어먹었다. (왜 길을 잃었는지 의아해 하자 웃으며) 우리 집에 그런 남자가 하나 있다.
 --1980~90년대를 누빈 주현미에 대한 조PD와 윤일상 씨의 기억은.
 ▲조PD(이하 조) = 가요를 막 알 나이인 초등학교 3~4학년 때. 가왕은 조용필이었지만 일찍이 방송 은퇴를 하셨다. 이때 주 선배는 `가요 톱 10’ 5주 연속 1위를 하셨다. 내겐 TV 틀면 1등 하는 사람이었다.
 ▲윤 = `비 내리는 영동교’ 등 히트곡이 진짜 많으시다. 어찌나 음색이 섹시하던지. 노래의 기본인 1차원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힘이 있으셨다. 전통가요를 부르시지만 트로트 `뽕짝’ 느낌보다 올드 팝을 부르는 가수 같았다. 솔(Soul) 느낌도 났고.
 트로트 창법에 국한된 분이 아니셨다. 마치 프랑스의 에디트 피아프처럼.
 ▲주 = (활짝 웃어 한쪽 보조개가 쏙 패인 채) 그런데 섹시? 이런 말은 처음 듣는다. 호호.
 ▲조 = 정말 섹시하셨다.(주현미가 “조PD는 아기였을 텐데 어떻게 알지?”라고 묻자) 아기들도 여자를 좋아합니다.
 --`사랑한다’ 작업 과정은 어땠나.
 ▲주 = 난 전통가요를 부르니 안 어울릴 것 같아 우려됐다. 곡을 이메일로 보내왔는데 좌절했다. 영어로 된 데모곡을 불러보니 도저히 못하겠더라. 암담했지만 멜로디가 참 좋아 욕심이 났다. 그간 후배들과 작업할 기회가 없었는데 몇 안되는 행운이었다.
 ▲조 = 사실 `사랑한다’의 데모곡 제목이 `힙뽕’이었다. 무조건 트로트의 맛을 살려야 했다. 가사는 노래 부를 주 선배의 감성과 팬층을 고려해 썼다.
 ▲주 = 아들뻘 되는 청년이 어떻게 살아보지 않은 시간을 관조해 가사에 잘 녹여냈는지 감탄했다. 난 주로 TV가 아닌 신문을 보는데 기사에서 본 조PD는 색깔이 강했다. (윤)일상 씨 역시 녹음 때 색깔을 강조했다. 노래의 맛 말이다.
 ▲윤 = 처음 캐주얼 녹음 땐 주 선배의 느낌이 잘 안나오더라. 사실 라틴 리듬도 섞여 있어 쉬운 노래는 아니다. 교집합을 만들어내는 게 급선무였다. 그러나 커뮤니케이션 후 정식 녹음 땐 `역시 주현미’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특히 코러스 파트의 `사랑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란 부분 중 `라이프(Life)’에서 `어떻게 저런소리를 내실까’ 신기했다.
 --세대와 장르를 뛰어넘은 시도는 가요계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조 = 솔직히 굉장한 기대를 갖고 있다. 주 선배에겐 자존심과 자신의 일부를 버린 도전이다. 세 사람의 노력은 즐거운 교감이 됐다. 우리의 시도가 상업적인 트렌드가 되는 건 바라지 않지만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만큼 가요계에서도 의미 있는 작업으로 평가받고 싶다. 나도 50~60대가 됐을 때 함께 해보자는 젊은 친구들이 있어야 할 텐데….  
▲윤 = 히트를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다. 과거의 대가수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고교시절 우상이던 이문세 씨와 2006년 드라마 `발칙한 여자들’ O.S.T를 작업한적 있다. 이번 주 선배와의 작업까지 이분들의 목소리가 내 음악에서 나왔을 때 감정이란…. 기쁘고 행복하다.
 ▲주 = 아직도 얼떨떨하다. 전통 가요에도 스윙, 디스코가 있다. 요즘은 `뉴 트로트’라며 정통에서 벗어난 트로트가 많다. 향후 내 음반을 낸다면 4분의 4박자 전통가요인 `동백 아가씨’ 같은 노래로 돌아가고 싶다. 일상 씨에게도 곡을 부탁했다.
 ▲윤 = 앗! 지금 막 그 말씀 하시는데 멜로디가 떠올랐다. 주 선배의 목소리, 조PD와 나의 음악적 재능 모두 하늘이 주신 것이다. 지금 떠오른 멜로디 역시 하늘이 내려준 것 아닐까. 세 사람의 땀과 노력이 평가되길 바라고, 이런 시도는 계속될것이다. 음악 팬들에게 하고 싶은 당부는 `좋으면 듣고 안 좋으면 듣지 말라’는 것이다. 음~ 너무 진지한 엔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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