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 가기 겁난다… 휴가 대신 ‘집콕’
  • 이상호기자
피서 가기 겁난다… 휴가 대신 ‘집콕’
  • 이상호기자
  • 승인 2021.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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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피서지·관광·휴양지 봉쇄
공직자에 방역수칙 엄격
“차라리 집에서… 집캉스”
상인들 한숨소리 깊어져
피서철 극성수기가 시작된 7월 31일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피서철 극성수기가 시작된 7월 31일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뉴스1
“올 여름 휴가 가기는 틀렸네…그냥 집에서 푹 쉬자.”

코로나19가 전국을 덮치면서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인 지방에서도 여름 휴가 떠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다.

매년 여름철만 오면 바캉스 떠나기를 손꼽아 기다려온 직장인들은 코로나19로 일상이 바뀐 이후 오히려 반갑지 않다고 토로한다.

백신 접종 이후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대했지만, 다시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세에 거리두기 단계가 전국적으로 3단계로 일괄 격상됐다. 이러다보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지만 집 나서기가 꺼려진다는 것. 피서지나 관광·휴양지조차 문을 닫거나 봉쇄돼 사실상 여름휴가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다.

실제로 본격적인 피서철인 지난달 31일까지 경북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고작 13만여명에 불과했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경북 24개 해수욕장에는 13만여명이 찾아 지난 2019년 같은기간 22만6000여명에 비해 43%나 감소했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강모(38·여)씨는 매년 여름이면 찾던 고향바다를 올해는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영덕 축산에 사는 모친 김모(64)씨가 올해는 제발 내려오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해왔기 때문이다.

전국이 3단계 조치로 꽁꽁 묶인 상황에서 서로가 움직이는 것조차 불안하다.

특히 현행 거리두기 3단계에서 정부는 공공기관의 경우 안전·재난·방역·민원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전 부서 인원의 20% 범위에서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유독 방역수칙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공직자들에게는 선뜻 집 밖으로 나서기가 겁난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공직자들이 별다른 일정 없이 그냥 집안에서 휴가를 보내는 ‘집캉스’가 대세다.

공공기관은 단계별 방역 조치에 따라 내근 인원의 20%를 감축해야 한다. 이러다보니 요즘 포항시청이나 공공기관의 사무실에는 빈자리가 유독 많다. 직원들이 재택근무, 여름휴가,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공공기관의 재택근무 인원 확대와 맞물려 직원들의 여름 휴가를 독려하는 공공기관이 늘어나면서 생긴 풍경이다.

포항시청에 근무하는 직원 황모(47)씨는 “올 여름 휴가는 그냥 가족과 집에서 보내야 할 형편”이라며 “괜히 무리해서 놀러 다니다 코로나라도 걸리면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어 인근 바닷가를 찾는 것조차 눈치가 보인다”고 털어놨다.

공무원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마찬가지.

현대제철 포항공장에 근무하는 장모(50)씨도 “올 여름 휴가는 포기했다”면서 “고3인 애들도 집 밖으로 나서기를 꺼려하는 것 같아 그냥 집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여름휴가 한 철 반짝 특수를 기대하던 경북동해안 해수욕장 상인들의 한숨소리만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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