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고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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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고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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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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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故 강용환 옹, 전재산 복지시설 기증  
 7일 오전 강용환 할아버지 유산기증 물품 전달식이 열린 한호이(오른쪽) 할아버지집앞에서 포항종합복지관 봉사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7일 오전 포항 송도해수욕장 인근 철거대상 구역.
 낡은 지붕이 다닥 이마를 맞댄 골목안이 시끌벅적하다.
 2평 남짓한 한호이(87)할아버지 쪽방에 냉장고가 들어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한 할아버지는 “후텁한 여름나기가 깜깜했는데 뜻밖의 선물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윤복순(78·송도동)할머니는 텔레비전을 기증받았다. “시집가는 새색시마냥 좋지만 마음 한구석이 짠하다”는 그는 끝내 말끝을 흐렸다.
 송도동 `한여름의 산타클로스’. 그 주인공은 넉달여전 세상을 떠난 강용환(78·사진)할아버지.
 자신도 독거노인이었던 강씨는 자신의 전재산 320여만원을 평소 자신을 돌봐준 포항종합사회복지관에 기증했다.
 이에 복지관 봉사원들은 그와 비슷한 처지의 독거노인 6명에게 “어르신의 따뜻한 마음”을 냉장고와 선풍기 등 생활용품으로 전했다.
 함경남도 북청이 고향인 강씨는 6·25전쟁 포로 출신으로 회환의 세월을 보냈다.
 가족 상봉 희망 하나로 구두수선을 하며 외로운 생활을 이어갔다. 지난 2000년에는 이산가족 상봉신청도 해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2월 결국 고향방문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
 6년간 강씨의 파견봉사원으로 활동한 오순이(48·여)씨는 “할아버지가 어렵게 모은 유산이 소중히 쓰여 기쁘다”면서 “이제는 마음껏 고향땅을 뛰어다니실 할아버지가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낌없이 주고 떠난 사랑’. 강용환 할아버지의 조용한 나눔은 갑절의 감동을 남겼다. 
  /이지혜기자 hok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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