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서 신라시대 인신공희 추정 ‘여성인골’ 또 나왔다
  • 나영조기자
경주서 신라시대 인신공희 추정 ‘여성인골’ 또 나왔다
  • 나영조기자
  • 승인 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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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서성벽서 발굴
키 135㎝ 20대 여성 추정
2017년 발견된 2구 근처
월성 축조 시기 4~5세기
유물, 과학적 분석·규명
경주 월성 서쪽 성벽의 문지터에서 발굴한 인신공희 추가 사례인 여성 시신 1구 출토 정황. 사진=문화재청 제공
신라 왕성인 월성을 쌓는 과정에서 재물로 바쳐진 성인 여성 인골 1구가 추가로 발굴됐다. 여성 인골은 키 135㎝로 체격이 왜소한 20대로 추정된다. 월성 발굴 과정에서 인골이 발견된 것은 이번에 세 번째 사례로 총 24구가 발굴됐다.

7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주 월성 서쪽 성벽의 문지(문이 있었던 터)에서 인신공희(사람을 제물로 바친 제사)의 여성 시신 1구를 발굴했으며, 월성의 축조 연대와 축성 방식도 최초로 밝혀냈다고 밝혔다.

경주 월성에선 다수의 사람이 인신공희 등의 이유로 묻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1990년 발굴 조사에서 20구의 인골을 출토했으며, 인신공희의 첫 사례로 2017년에 성인 남녀 인골 2구를 발굴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여성 인골 1구를 발굴했다.

‘인신공희’는 ‘인신공양’이라고도 하는데, 사람의 몸을 신적 존재에게 제물로 바치는 행위 혹은 풍습이다. 특히 월성 서성벽의 인신공희는 국내 유일의 성벽에서 이뤄진 의례이자, 현재까지 신라가 최초로 축조한 왕성 월성에서만 확인된다.

장기명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성벽을 높게 쌓아 올리기 전에 무너지지 말라는 염원을 담은 제의로 추정된다”며 “문지터에서 발굴된 것은 문지 사이로 지나가는 안 좋은 기운을 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굴한 여성 인골은 성벽 골조의 가장 자리에 맞춰 2017년 발견한 50대 남녀 인골 2구와 50㎝ 정도 떨어져 평행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전과 달리 여성 인골은 곡옥 모양의 유리구슬을 엮은 목걸이, 팔찌를 착용했고, 키가 약 135㎝ 전후로 체격이 왜소했던 것으로 추정한다. 동물 뼈도 함께 발굴했다. 동물 뼈는 말, 소 등 대형 포유류로 추정하며, 늑골 부위 위주로 선별해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성벽 발굴조사를 통해 월성은 문헌 기록과 약 250년 차이 나는 4세기 중엽부터 쌓기 시작해 5세기 초에 이르러 완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소는 월성 서성벽의 축조 연대를 출토한 유물의 전수 조사와 40여 점에 가까운 가속질량분석기(AMS) 연대 분석을 기반해 분석했다. 양자 간의 정합성을 최대한 맞춰 자료의 객관성을 높였다.

월성 성벽은 너비 약 40m, 높이 10m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월성은 신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토성으로 알려졌지만, 그 축조 수준은 토목공학적으로 다양한 축성 기술이 집약됐다.

일정 간격으로 나무 말목을 박은 지정(地釘)공법과 목재, 식물류를 층층이 깐 부엽 공법 등 기초부 공사를 통해 월성 지형의 연약한 지반을 보강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성벽 몸체를 만드는 체성부 공사에서는 볏짚·점토 덩어리·건물 벽체 등을 다양한 성벽 재료로 사용해 높고 거대하게 만드는 토목 기술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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