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널린 무한한 상상력으로 엮어낸`괴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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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널린 무한한 상상력으로 엮어낸`괴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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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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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나리오 쓴 만화가 강풀 큰 화제
“전편보다 재미있는 속편 욕심있다”

 

 `괴물2’의 시나리오 작가 강풀.
 
 2006년 130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 된 `괴물’의 속편이 제작된다. 더욱이 `괴물2’의 시나리오를 인기 만화가 강풀씨가 복원전 청계천을 배경으로 쓴다고 해서 대중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 `괴물2’ 시나리오의 초고를 완성하고 “영화사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는중”이라는 강풀 작가를 작업실이 있는 그의 강동구 상일동 자택에서 만났다.
예상외로 깔끔한 그의 작업실에는 복원하기 전 청계천의 갖가지 사진과 청계천 인근의 세밀한 지도 등이 빨래줄에 널어놓은 듯 걸려 있었다.
 강풀 작가는 첫 외도이자 처음 쓴 시나리오 작업에 대해 “영화로 만들었을때 더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쓴 것이며, 여기까지(시나리오 집필)는 `작업’이지만 이후에는 `참여가 될 것”이라는 말로 이제 자기 손을 떠났음을 분명히 했다.
 “본업은 만화가이며, 혹시 ’괴물2`가 성공한다 해서 앞으로 시나리오를 또 쓸 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강풀 작가에게서 시나리오를 쓴 과정을 들었다. “아직 감독도, 배우도 정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완고 단계에 있지 않아 세밀한 것은 밝힐 수 없다”는 말로 오히려 궁금증을 더 유발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강풀 작가와의 일문일답.
 --어쨌든 탈고했다. 지금 소감은.

 ▲영화사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 만화를 그릴 때 시나리오와 똑같이 썼다. 내가 시나리오용 용어를 알지못해 이를 지문으로 풀어가는 바람에 길어져 130페이지 분량이 됐다. 흔히 시나리오는 70~80페이지라고 하는데.(`괴물2’도 제작하게 될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강 작가 원작인 `26년’ 영화화 작업으로 그와 자주 만났는데 만화 콘티가 시나리오와 다를 바 없어 `괴물2’의 배경을 청계천으로 설정한 아이디어를 낸 그에게 아예 시나리오를 써보라고 권유했다.)
 --만화 시나리오 쓸 때와 다른가.
 
▲영화사에서 마음대로 해보라고 편하게 해줘서 더 편하게 했다.
 --`괴물2’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여섯 편의 작품이 모두 영화나 드라마, 연극 등으로 판권이 팔렸다. 왜 이렇게 자신의 작품이 대중 문화계에 인기가 있다고생각하나.
 
▲일단 만화가 재미있으니까. 대중문화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산업이라는 건 결국 돈이 돼야 한다는 건데 내 작품이 대중에게 검증을 받았다고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살짝 홀린 것 같다.(웃음) 그림과 같이 보여지니까 영화나 TV 드라마로 하면 뭔가 그림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지.
 무엇보다 인터넷 만화이다 보니 소재의 제한이 없이 마음껏 풀어낸다. 상상력의 제한이 없다. `괴물2’도 마찬가지다. 이건 될 수 있을까, 이건 좀 어렵지 않을까 라는 등 제도적 틀에서 겁내는 게 없이 자유롭게 생각했다. 괴물을 만들어내고, 세트를 제작하고, 캐스팅하고, 제작비 문제 등은 다른 사람들이 걱정할 것 아닌가. 하하.
 --청계천 아이디어가 탁월하다는 평이 많다.
 
▲몇몇은 `괴물’이 한강이었는데 청계천은 도랑같다는 말도 있었다. 아마 복원공사와 겹쳐지며 사람들이 생각할 여지가 많아진 것 같다. 청계천은 내가 1년여간 신설동의 한 잡지사에 근무하며 거의 매일 찾던 곳이다.
 청계천 개발로 도시미관은 좋아졌지만, 거기 살던 사람들을 쫓아내면서 내건 기치가 환경인데 과연 좋아졌나. 이게 낫다, 그게 낫다고 할 수 없다. 청계천 복원의 결과는 나중에 나올 것이다. 다만 난 그 당시의 상황을 쓴 것뿐이다.
 --`26년’ 등의 작품을 거론하며 강작가의 정치적 정서를 떠올리는 대중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청계천은 이명박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대표적인 치적 중 하나여서 이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게 아닌가 여긴다.
 
▲제작비 100억 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가 정치적 성향을 띤다는 건 엄청난 부담이다. 내가 `괴물2’를 통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괴물’역시 사회성, 시의성을 담고 있지 않나.
 그러나 무엇보다 `재미’가 우선이다. `괴물’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봉준호 감독이 담으려던 여러 시각이 전달된 것 아닌가. `그것이 알고싶다’ `PD수첩’ 등 고발 형식 영화를 만들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보통 작품의 실마리는 어떻게 얻나. 작업실이 집에 있으니 나갈 일도 별로 많지 않을텐데.
 
▲요즘은 `괴물2’ 때문에 종종 영화사 회의에 참석하느라 나간다.(웃음) 내가 꼭 보는 TV 프로그램 3개가 있다. `무한도전’, 이건 재미있어 보는 거고. `뉴스데스크’와 `VJ특공대’를 본다. 또 밤새 작업하는 체질인데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듣고 나야 잠이 온다. 세상 돌아가는 걸 알아야 해 `시선집중’은 꼭 듣는다.
 --`괴물’은 아직까지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다. 시나리오 데뷔 작가로서 부담감을 느낄 법한데.
 
▲이렇게 말하면 건방지다 생각할 지 모르는데,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 비록 시나리오 제의를 받았지만 만화로 쓸 수 있을 것 같았으면 만화로 만들어냈지 영화를 할 생각은 없었을 것이다. 이야기를 떠올린 결과 영화로 했을 때 가장 맞을 것 같아한 것이다.
 또 `괴물’보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했다. 재미없었다면 안썼을 것이다. `전편보다 재미있는 속편’에 대한 욕심이 있다. 도전의식이라고 할까. 어중간한 속편이었으면 안했다. 그런데 제 자신감은 항상 근거가 없다.(웃음)
 --근거가 없다고 하지만 그런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나.
 
▲난 내가 굉장히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영웅본색’이 제일 재미있게 본 영화다. 남들이 좋아하는 걸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면 남들도 좋아하더라. 그런 평범한 사람이다. 난 작가주의 작가가 아니다. `괴물2’ 역시 내가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쓴 것이다. 또 어느 정도 자신감은 필요한 것 아닌가.
 --`괴물2’는 복원 직전 청계천이 배경이 된 까닭에 2003년으로 설정됐고, 이로 인해 `괴물’의 전단계인 프리퀄(Prequel)이 된다. 그렇다면 의구심이 든다. 괴물이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등장한다는데 `괴물’에서는 한마리만 나왔다. 그리고 이미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여러 소시민이 괴물과 싸운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괴물’에서 사람들이 괴물을 보고 처음 본다며 놀라나.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했나.
 
▲하하. 보면 안다. `괴물’에서는 괴물의 탄생 과정을 미군의 독극물때문으로만설정했다. 더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또 강두 가족 외에는 사람들이 괴물과 부딪히는 장면이 별로 없었다. 난 다양한 사람들과 괴물을 만나게 하고 싶다. 내가 `킹콩’을 볼 때 킹콩이 많이 나오길 기대했고, 킹콩이 많이 나와 만족스러웠다. 제작비야 제작사에서 알아서 하는 거고(웃음), 난 내가 상상한 모든 것들이 영화로 나오길 바란다. `괴물’의 의구심은 해소될 것이다.
 --이번 역시 주인공이 많은가.
 
▲5~6명 정도 나온다. 할리우드 영화식으로 주인공 혼자 영웅담으로 해결하는 건 재미없다. `괴물’의 매력이 소시민, 어찌보면 평균 이하 가족이 괴물과 맞닥뜨린상황 때문 아닌가. 2편도 그렇게 갈 것이다. 공사장 인부, 노점상 등 길바닥에서 채이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괴물과 싸우는 것이다. `에이리언’처럼 황당한 게 아니라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관객이 느끼게 하고 싶다.
 --강작가는 부담이 덜했다지만 배우 입장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 있어 캐스팅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톱스타든 아니든 난 연기 잘하는 배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괴물만 특A급으로 나왔으면 좋겠다.(웃음) 주인공 캐릭터를 따로 그려놨기 때문에 그 캐릭터와 가장 닮은 사람이면 좋겠다는 정도의 바람이다.
 --시나리오를 써보니 어떤가. 할 만 한가.
 
▲만화는 나 혼자 하기 때문에 내가 신이다. 그런데 영화는 조직이다. 장단점이있다. 만화는 망하면 나 혼자 망하는 건데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그러나 내가 여기까지만 하면 나머지는 다른 전문가가 맡아서 해 오히려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장점도 있다.
 --만약 시나리오 작가로서도 성공한다면 계속 써 볼 의향이 있나.
 
▲이번에 쓴 건 누구의 제안이 아니라 내가 끌려서 했던 것이다. 영화에 첫발을내디뎠으니 앞으로 시나리오도 써야지, 이런 생각 없다.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영화로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쓴 것일 뿐 앞으로 시나리오를 쓰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좋은 게 있으면 만화로 그려야지.(웃음)
 내 본업은 만화가라는 사실을 난 잊지 않고 있다. 체력적으로 힘든 직업이어서 앞으로 얼마나 지금처럼 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 빨리, 많이 그려야지라는 생각뿐이다.
 어느 정도 `괴물2’의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되면 3월에는 새 만화를 그릴 계획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로 여성팬을 만족시켰던 그가 이번에는 호러 만화를 그릴 생각. 제목도 미리 결정했다. `스토커’. 발상의 전환으로 상상력 풍부한 작품을 내놓는 강 작가는 “스토커를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그리겠다”고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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