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자영업자에게도 秋夕은 다가오는데…
  • 손경호·조석현기자
벼랑끝 자영업자에게도 秋夕은 다가오는데…
  • 손경호·조석현기자
  • 승인 2021.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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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위드 코로나’전환 촉구
희생 강요 방역 실효성 無
4단계 지침 철회요구 빗발
올해 최소 22명 극단 선택
“나도 죽고 싶다” 한목소리
SNS 검은리본 애도 물결도
“더 이상 비극 발생은 안돼”
“정부 실질적 대책 마련하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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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 자영업자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맘대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코로나 백신접종도 어느정도 이뤄진만큼 더 이상 통제하는 건 의미가 없는게 아닙니까.”

한창 영업을 해야할 시간인 밤 10시면 문을 닫아야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못 참겠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이제 마지막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며 정부의 방역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포항 쌍용사거리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정모(46·남구 효자동)씨는 “자영업자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나. 나 역시도 지금 죽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은행 빚내서 어렵게 가게 마련했는데 영업을 못하니 적자만 자꾸 늘어나 미칠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고 등으로 올들어서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이 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에 따르면 지난 12~14일 내부 제보 접수를 실시한 결과 최소 2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

극단적 선택의 배경에는 코로나19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이어지면서 깊어진 경제·심리적 문제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는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수집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자영업자들은 그간 영업장에 대한 집합금지나 인원·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나타난 정부의 방역지침에 줄곧 반발해 왔다. 이 같은 방역지침이 장기화할 수록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대출금 등을 감당할 수 없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원주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A씨(52)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가 발견될 당시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주변 지인들에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힘든 점을 알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도 서울 마포구에서 23년간 호프집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B씨(57) 역시 비슷한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100석 규모 가게를 운영했던 B씨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자택인 지하 원룸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 원룸 보증금까지 빼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여수의 한 치킨집 주인 C씨도 지난 12일 ‘힘들다’는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연이은 죽음에 800여명이 참여한 비대위의 메신저 단체대화방 참가자들은 프로필사진에 ‘검은 리본’을 띄우고 고인을 애도하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 어땠을지 너무 애통하다”고 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했다.

소상공인 단체들이 영업시간, 인원 제한 등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거리두기 방역 지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1월 이후 영업에서 손을 놓을 수밖에 없던 소상공인들에게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소공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음까지 내몰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극한 비극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는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방역 정책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음이 입증됐다”며 “정부는 이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 소상공인들에게 온전한 영업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은 지난 1년6개월간 66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다. 폐업한 매장의 수는 총 45만3000개로 일평균 1000여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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