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달러의 소녀’ 미셸 위(17·나이키골프)가 출전한 가운데 열린 한국프로골프 겸 아시아프로골프 SK텔레콤오픈은 국내 대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흥행 대박’을 이뤄냈다.
이번 대회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나 봄직했던 구름 관중이 몰려 들었고 한때 경기장에 인접한 고속도로에서 자동차를 세워놓고 구경하는 `고속도로 갤러리’마저 등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언론의 관심도 대단해 일간지와 방송 뿐 아니라 주간지, 월간지, 그리고 인터넷매체 등 줄잡아 200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취재에 나섰고 AP, 로이터, AFP 등 주요외신들도 현장을 지켰다.
미셸 위 초청료를 포함해 30억원이 조금 넘는 경비를 지출한 타이틀스폰서 SK텔레콤은 100억원 이상 홍보효과를 거뒀다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 본토에서 이동통신사업에 착수한 SK텔레콤은 이 대회가 미국내 주요 언론 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회사 인지도를 결정적으로 높이게 됐다며 표정 관리에 바빴다.
이 같은 흥행 대박은 물론 미셸 위의 관중 동원 능력에 힘입은 것이다.
말로만 듣던 `장타소녀’의 샷을 보기 위해 골프팬들은 인천공항고속도로 왕복통행료 1만4천400원과 하루 입장료 3만원의 만만치 않은 돈과 불편을 감수하며 몰려들었다.
첫날 4천여명에 가깝던 갤러리는 미셸 위의 컷 통과가 가시화되자 2라운드 때는8000여명으로 불어났고 최종 라운드에서도 6000명에 이르렀다.
미셸 위의 폭발적인 장타력과 정교한 아이언샷, 그리고 컴퓨터 퍼팅을 현장에서 목격한 팬들은 순식간에 `미셸 골수팬’으로 변모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인터넷 팬 카페 회원이 빠른 속도로 불어났고 `미국 여자애한테 웬 관심이냐’던`안티 미셸’ 세력도 힘을 잃어갔다는 후문이다.
실력 뿐 아니라 모든 인터뷰를 한국어로 해내고 순대와 떡볶이, 찐빵, 홍어 삼합, 족발 등을 서슴지 않고 먹어치우는 `한국적’ 모습은 흥행에 부채질을 했다.
최경주(36·나이키골프)와 박세리(29.CJ)도 관중 동원 능력은 탁월한 선수지만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선수의 국내 대회 출전이 역시 `보약’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런 흥행 대박의 이면에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7번이나 남자 대회에 도전했던 미셸 위가 8번째 남자 대회 출전인 이 대회에서컷 통과를 이뤄냈다는 사실은 그의 기량 향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온통 미셸 위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탓인지, 아니면 남자프로 선수로서의 위신을 세워야 한다는 부담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2003년 박세리의 컷 통과를 허용했던 한국프로골프 선수들은 3년만에 또 한번 여자 선수에게 컷 통과라는 `영광’을 내주는 망신을 당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넘어서지 못했던 남성의 벽, 그리고 위성미가 4차례나 도전했지만 끝내 넘어서지 못했던 남자 프로의 실력 차이가 PGA 투어가 증명했지만 한국 프로골프의 수준은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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