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정치학
  • 모용복선임기자
별의 정치학
  • 모용복선임기자
  • 승인 20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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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풍경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별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캄캄한 밤하늘에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사람들은 별이 되기를 꿈꾸었다. 심지어 별이 운명을 결정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별이 우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 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과 별이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대과학의 위대한 발견인 ‘빅뱅(big bang) 우주론’에 의하면 우주는 138억 년 전 순간적으로 발생한 대폭발로부터 시작됐다. 빅뱅 이후 무수한 별들이 끊임없이 생겨났다 소멸되는 순환과정을 거친다.

이 때 별 내부에서 합성된 물질이 우주로 퍼져나가 다시 새로운 별로 탄생되거나 지구에 떨어져서 우리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된다. 이는 별을 구성하는 물질과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이 정확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정설(定說)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은 돌아가야 할 고향이자 영원한 안식처로서 별을 동경해 왔으며, 끊임없이 우주로 나아가기를 꿈꾸는 게 아닐까?

지난 21일 순수 우리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큰 굉음과 함께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누리호는 1.5톤짜리 위성 모사체를 분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지막 단계인 궤도 안착에는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 발사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3단 발사체인 누리호는 탑재중량 1.5톤, 총길이 47.2m로 엔진, 연료탱크, 조립 등 발사체 전 과정이 국내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발사체라는 점에서 우리 우주기술이 진일보했음을 증명했다. 지난 2013년 3번 만에 발사에 성공한 2단 발사체인 나로호는 1단이 러시아산이었다.

비록 누리호가 마지막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우주를 향한 우리의 꿈은 이제 본궤도에 올랐다. 7개월 후인 내년 5월 두 번째 발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 때는 1.3톤짜리 위성 모형과 함께 0.2톤 진짜 위성이 목표 궤도를 향해 쏘아 올려진다. 그리고 2024년, 2026년, 2027년까지 총 네 번에 걸쳐 발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로 달 착륙의 꿈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나라는 몇 안 된다. 만약 한국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할 경우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7번째 국가가 된다. 그만큼 항공우주산업은 경제력과 최첨단기술이 총동원되는 분야로서 국력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이번 누리호 개발에도 300여개 기업이 참여해 우주 개발 역량을 축적했다. 따라서 향후 우주기술 민간 이전, 민관 기술협력 등을 통해 우주산업이 미래 먹거리인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우주의 별을 향한 기술을 축적하고 끊임없는 도전을 펼치고 있는 이 때에 대한민국에서 왕별이 되려는 사람들이 벌이는 막장 정치쇼는 차마 눈뜨고 못 볼 지경이다. 대선에 출마한 소위 ‘깜도 안 되는 후보들’ 얘기다. 이들은 상대 후보를 물어뜯기 위해 사냥개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기네 당 후보들끼리도 경선과정에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선 토론회장에선 토론보다 비방이 난무하고 밖에서는 온통 흑색선전과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세계 10위 경제력과 우주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막강한 국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다.

우리 정치가 어디 조용할 때가 있었겠냐만 그래도 요즘 대선 판이 돌아가는 행태를 보면 이건 도가 넘어도 한참이나 넘었다. 지역감정이 다시 등장하고 이념 간 대립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모든 게 발전하는데 정치만 뒤로 가고 있다. 이념과 지역갈등에 기대어 표를 얻으려는 저급하고 얄팍한 정치술수를 벌이는 후보가 판을 치기 때문이다. 이런 후보를 용인하면 더 이상 우리 미래는 없다.

별이 되려면 이상(理想)을 높게 가지고 미래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또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별의 정치’를 해야 한다. 비전보다 비방, 거짓과 무례(無禮)로 똘똘 뭉친 후보는 반드시 퇴출돼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 우리 미래를 좌우할 대선이 몇 개월 남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별을 볼 수 없다. 누가 희망의 별이며 누가 죽은 별인지 눈을 비비고 다시 살펴봐야 할 때다. 모용복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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