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공정’ 외치더니… 아이콘 흔들

시험대 오른 이재명·윤석열
가족리스크에 뿌리채 휘청
李, 최대한 저자세 행보 중
尹, 뒤늦은 사과 호된 곤욕
지지율 마이너스 싸움으로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진=경북도민일보DB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아이콘인 ‘청렴’과 ‘공정’이 ‘가족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1일 김진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아들의 입사지원서 논란으로 사퇴한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께서 공직자들, 공직자 가족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매우 높고 엄격해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 역시 얽힌 자신의 ‘가족 리스크’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최근 장남 동호씨의 불법도박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 후보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들과) 둘이서 붙잡고 울었다”며 토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강점으로 추진력과 함께 ‘청렴성’을 내세웠다. 그는 성남시장 시절 청사 화장실에 ‘부패 즉사, 청렴 영생’, ‘부패 지옥, 청렴 천국’이란 표어를 붙여놨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앞선 대선 경선에서 이 후보는 “평생 권력의 지속적이고 집요한 먼지떨이 속에 살았다. 스스로를 어항 속 금붕어로 여겼고 ‘부패 지옥·청렴 천국’을 주문처럼 외웠다”며 “청렴했고 약속을 지켰고 실적을 냈던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경선과 맞물려 터진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인물로 자신의 측근들이 거론됐고, 이 후보가 ‘1원이라도 받았다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몸통’ 의구심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여기에 아들의 불법도박 논란까지 더해지자 골든크로스 쐐기를 박기 위해 기세를 몰던 이 후보는 자세를 다시 낮춘 상황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맞서 ‘공정’의 아이콘으로 단번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오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기재 논란에 부딪혔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이른바 ‘조국 사태’로 공정은 시대적 화두가 됐다. 윤 후보는 국정농단 사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을 맡았고,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통해 조 전 장관, 나아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대척점에 섰다.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 검찰총장이 사퇴 직후 대선에 출마했다는 비판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당사자가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는 지적을 두고 윤 후보는 정치적 자산인 공정이란 대의명분으로 돌파했다. 다만 부인 김씨의 허위 이력 기재 논란은 윤 후보의 자산을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뒤늦은 사과로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까지 받는 등 호된 곤욕을 치르는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답답한 상황은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난다. 두 후보의 최근 지지율은 오르기는커녕 동반 하락하거나, 현상 유지 정도의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2~17일 조사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다자) 결과 윤석열 후보는 0.8%포인트 하락한 44.4%, 이재명 후보는 1.7%포인트 내린 38.0%였다. 격차는 오차 범위 밖으로 더 벌어졌지만 두 후보 모두 마이너스(-) 싸움을 벌였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손경호기자·일부 뉴스1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