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범, 성숙의 첫 단추를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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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범, 성숙의 첫 단추를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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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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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듸오 데이즈’ 한량 PD 役
 
   
 
 개성파 배우 류승범이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삼은 시대극 `라듸오 데이즈’(제작 싸이더스FNH)에선 한결 편안하고 차분해졌다. 그는 조선 최초의 라디오 드라마를 연출하는 한량 PD 로이드 역을 맡아 `원톱’ 주연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개성을감췄다.
 31일 개봉을 앞두고 서울 중구 필동의 제작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함께 출연한 많은 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도록 개인적인 욕심을 버렸다”며 “희생과 성숙에 대해 비로소 알기 시작한 ’첫 단추`의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비빔밥으로 치면 저는 음… 콩나물 정도일까요(웃음). 이번 영화는 제게 희생을 알아가는 첫 단계였다고 생각해요. 이미 알게 됐다는 게 아니라 알아가기 시작하는 첫 단추인 거죠. 예전엔 앞장서 달려나가면서 영화 전체를 이끌어갔다면 이번엔 다른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지기 위해 욕심을 버렸습니다.”
 말투에서 헤어스타일, 의상, 세트까지 현재의 모습과 전혀 다른 시대극에서는 과장된 연기가 나오기 쉽지만 그는 이번 영화에서 튀지 않는 연기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임을 증명해 보인다.
 “아마 완전한 사극이었다면 두려움이 더 컸을 거예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시대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시대극이기 이전에 사람의 이야기죠. (’원스 어폰 어 타임` 등 시대 배경이 비슷한 영화와 비교하자) 각 영화의 매력이 다르니 부담감은 없어요.”
 연기가 많이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전하자 그는 “나이가 아주 많은 건 아니지만 데뷔할 때보다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낀다”고 답했다.
 “데뷔할 때는 스무 살이었으니 정말 어렸죠. 연기할 때도 좀 공격적인 자세였어요. 제 자신을 덜 사랑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2년 전 즈음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기 시작한 걸 계기로 예전보다는 좀 더 성숙하고 안정적이 됐습니다. 평소에나 연기에서나 과하게 꾸민 채로 보여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연스러운 게 좋은 거죠.”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변화’와 `성숙’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그에게 예전 출연작을 가끔 보는지 묻자 그는 “케이블TV에서 나올 때나 본다”고 웃으며 답했다.
 “작품에 충실한 건 좋지만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 더 폭넓게 공부하면 좋았을 텐데요. 연기관도 계속 변해요. 예전에는 오로지 작품만 보고 가공의 세계 안에 깊이 빠져들었다면 지금은 작품이 류승범의 인생에도 개입을 하게돼요. 이 역할이 내 삶에서 어떻게 호흡할까, 이 배역과 어떻게 같이 살아갈까 고민하게 됐어요.”
 예전 출연작 모두 자신의 성장 발판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그에게 앞으로 배우로서 지키려는 목표를 물었다.
 “일단 올해는 현장에서 많이 뛰려고 해요. 배우는 현장에 있어야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장기적으론 지금 만난 사람이 5~10년 뒤에도 ’좋아졌네`라고 말할 만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조미료를 많이 넣은 것보다 별 맛이 없는 것 같아도 감동이 느껴지는 사람이요. 배우란 직업뿐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진솔한 사람이 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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