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를 사랑한 비보이
  • 경북도민일보
멜로디를 사랑한 비보이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자퇴생 오성훈…비보이·가수 거쳐 작곡가 대성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으로 자퇴한 청소년이 비보이ㆍ가수를 거쳐 히트 작곡가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대인기피증,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극복하고 음악적 재능을 꽃피웠다.
 오성훈은 강원래ㆍ양현석ㆍ이주노 등 내로라 하는 가요계 스타들이 거친 서울 이태원 유명클럽 문라이트에서 손꼽히는 비보이로 활동하다, 1997년 그룹 피플크루로 데뷔해 MC몽과 동고동락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가요계에서 작곡가 겸 작사가로 더 유명하다.
 최근 테이가 불러 인기를 끈 KBS 2TV 드라마 `못된 사랑’ 주제곡 `가슴이 슬퍼’도 그의 작품. KCM의 `슬픈 눈사람’, 신혜성의 `나이’, MC몽의 `허클베리 몽의 모험’등을 작곡했고 SG워너비 `비틀즈의 음악보다’, 브라이언의 `일년을 겨울에 살아’ 등에 노랫말을 붙였다. 40여 곡을 작업했으며 지금도 드라마 O.S.T를 포함해 6개 음반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아직까지의 그의 인생. 이 세월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에게 직접 들은 오성훈의 파란만장 스토리는 1994년 중학교 3학년 시절로 거슬러 간다.
 “한 선배에게 매일 지독히 맞았어요.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죠. 졸업을 앞뒀지만 선생님과 엄마가 상의해 자퇴를 결정했어요. 그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서태지와 아이들을 보며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주위 친구들이 `춤꾼의 명소’라는 문라이트를 추천했고, 이곳을 통해 가요계 댄서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지며 피플크루멤버가 됐어요.”
 가수 활동도 평탄치만은 않았다. 대인기피증으로 2년간 멤버들과 밥도 같이 안 먹고 방송국도 혼자 다녔다. 수중엔 돈도 없었다. 이때도 비보이 활동을 계속해 1998년 잠실에서 열린 세계비보이대회 때 팝핀 현준과 이룬 팀 `드림팀’으로 출전해 2등을 했다. 그후 KBS 뉴스에 역경을 딛고 우뚝선 비보이 청년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2002년 피플크루 3집 활동을 마치고 자연스레 멤버들과 뿔뿔이 흩어졌다. 당시 제과 CF를 찍은 후 마지막 수입이 될 것 같아 50만원으로 중고 디지털 피아노를 구입, 작곡 공부를 시작했다. 작곡가로 성공할 경우 경제적으로도 수입이 괜찮을 것 같았다.
 처음엔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았다. 데모곡을 CD에 담아 유명 작곡가를 찾아다녔다. 사무실을 찾아가 10시간씩 기다려 작곡가를 만나도 “CD 두고 가라”는 말 외엔 들어주는 시늉도 안 했다.
 처녀작은 2005년 남성듀오 소리의 데뷔음반 타이틀곡 `만나고 싶다’. 당초 이 곡은 피플크루 시절 동료인 정상과 듀엣으로 팀을 이루면 부르려고 아껴둔 곡이었다.
 TV에서 나오는 자신의 곡을 들으며 느낀 묘한 기분은 지금도 생생하다.
 멜로디 라인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이 대폭 늘었고, 이제 통장에 들어오는 월 수입은 대기업 부장급 정도가 된다.
 꿈이 있다면 작곡가로서 명곡을 남기고 싶다는 것. 또 이달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는 정상과 좋은 곡이 완성될 때 듀엣으로 다시 무대에 서는 것이다. 고입검정고시를 통해 중학교 졸업 자격을 얻었고 향후 대입 검정고시를 볼 예정이다.
 “비보이 시절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도 당했고, 가수로서 좌절감을 느낀 적도 있어요. 모두 자신과의 싸움인 듯 합니다. 대입검정고시를 본 후 내후년에 대학에 들어가서 실용음악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제가 체계적으로 음악 이론을 배운 적이 없거든요.”
 그는 가수 후배들에게도 작곡가의 길을 추천하겠다고 했다. “요즘 가수의 수명은 길어야 4, 5집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한창 활동 중인 동료 가수 중에도 작곡가, 프로듀서의 꿈을 키우는 친구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오성훈 보다 앞서 작곡가로 전향한 가수로는 `장미의 미소’로 히트했던 신인수, 그룹 구피의 박성호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