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맞춤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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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맞춤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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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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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과학자 프랜시스 골턴은 저서 `유전적 천재’(1869년) 에서 명사 남성들과 부유한 여성들의 결혼이 계속 이어지면 결국 천부적 재능을 지닌 종족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골턴의 이론은 20세기 초 인종개량운동으로 확산됐다. 히틀러는 `유전적 질환을 가진 후손을 예방하기 위한 법’을 제정, 독일 내에서 강제적으로 단종(불임)조치를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미국에서도 정신병자 저능아 간질병 환자 등에 대한 강제불임법이 1920년대 절반 이상의 주(州)에서 통과돼 70년대까지 지속됐다. 우생학(優生學)의 대표적 폐해다.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된 `광기의 시대’였다. 골턴이 1883년 `우생학’이란 용어를 만든 지 120여년이 흐른 최근 미 텍사스주에선세계 최초로 `배아은행’이 출현해 `기성배아’, 즉 `맞춤아기’ 판매시대를 열었다. 독신여성 불임부부 고객이 난자와 정자 제공자에 대한 신상정보를 미리 검토한 뒤 취향에 맞춰 배아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구매방식이다. 인간 생명의 원천인 정자와 난자를 상품의 재료로 보고 `고품질 아기’를 추구한 것이다. 생명윤리 논란이 불가피하다. 맞춤아기는 지능지수 학력 등이 뛰어난 `엘리트 인간’ 유전자의 결합을 근거로 한다. 하지만 관점에 따라선 인종개량 작업일 수 있다. 맞춤아기의 `비극’은 구매자가 원하는 수준의 인간이 아닐 때이다. 정자와 난자의 결합이 모두 우성(優性) 유전자로만 결합된다는 법은 없다. 열성(劣性)유전자 결합에 의한 `불양품’아기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또 맞춤아기가 성장하여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은 불문가지이다. 맞춤아기 판매는 유전자 조작 인간이나 복제인간 출현의 전주곡 같다. 생명과학의 발달에 편승한 적극적 우생학이 인간의 영역을 넘을 판이다. `인간에 의한 인간진화의 간섭’이 가져왔던 인류 재앙의 역사가 되풀이될까 두렵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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