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장 아무나 하나
  • 이진수기자
포항시장 아무나 하나
  • 이진수기자
  • 승인 2022.0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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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이차전지 등 4차산업 도약
환경·문화도시·지진극복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최근 몇 년간 훌쩍
큰 포항, 치열한 준비 없이 선거
마다 출마하는 후보들 성찰 필요
지역위상과 발전 이끌 시장 뽑아야

최근 대선이 막을 내리자 시민들의 관심은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향하고 있습니다.

대선, 총선, 지선 등 각종 선거가 일상화됐으나 우리는 늘 정치인의 자질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정치가에 필요한 세 가지 자질로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이라 했습니다.

정치가의 일차적 역할은 시민의 가치와 이익을 대표하는데 있으며, 정치적 대표성에 헌신하려는 태도가 열정이라면, 그 대표성에 책임을 다하려는 태도가 책임감입니다. 열정과 책임감 사이에서 요청되는 게 균형감각으로, 이는 주어진 현실을 수용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합니다.

여느 때나 그렇듯이 이번 포항시장 선거에도 후보가 여러 명입니다.

지역에서 기초·광역의원의 수순을 거친 토종 정치인, 기업인, 타지 생활을 하다 선거 때 내려오는 정치인 등 이미 여러 번 출마 경력으로 낯익은 인물들 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포항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고 치열하게 공부한 준비된 후보인지 궁금합니다.

지역 현안이 무엇이고 앞으로의 구체적인 발전 방향과 이에 따른 대안 제시, 그리고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자세 말입니다.

그동안 총선 및 지선 후보들의 선거공약이나 정책을 보면 참신하고 획기적인 내용은 별로였습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일 정도로 대동소이했는데, 이번 선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보들이 지역 발전을 위한 고민이나 공부를 소홀히 한 반증이거나, 아니면 애초 자신의 그릇이 그것 밖에 안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낙선하면 이튿날부터 보기 힘들며, 그러다가 선거 몇 달 앞두고 또 출마하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지역발전보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민 삶 속에 들어가 울고 웃는 모습은 보기 힘듭니다. 유권자로서 이런 후보들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후보들의 성찰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은 초인을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에 대해 힘써 배우고 깨우친 가운데 발전 방향을 정확히 잡아 열정적으로 일하면서, 소통과 공감을 갖춘 청렴한 리더를 원하는 것입니다.

포항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제적, 정신적으로 훌쩍 커진 느낌입니다.

철강 일변도에서 벗어나 이차전지, 바이오 헬스, 로봇 등 첨단과학시대를 맞아 4차산업 육성에 중점을 두고 가속도를 붙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시대의 흐름을 파악한 산업구조 다변화이며 기업, 대학, 연구기관, 지자체의 산학연관 협력 체계 구축입니다.

지자체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에 사활을 거는데 포항이 지진도시라는 오명에도 불구,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은 큰 성과입니다.

철강도시다 보니 성장 이면에는 환경오염의 그늘도 짙습니다. 도심을 가로지는 철길 숲을 만들고, 미세먼지 차단 숲과 호미만도 해안둘레길 조성, 2000만 그루 나무심기, 하천정비 등 환경 투자로 쾌적한 시민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해외 도시와의 교류에 이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크루즈 운항으로 환동해 바다길을 열었으며,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시민의식의 성숙입니다. 2017년 11월 포항에 사상 초유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도시는 아수라장이 되고 곳곳이 폐허가 됐으며 불안과 충격을 말할 수 없었습니다. 포항시와 시민들은 절망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지진피해 극복과 도시재생에 나섰습니다.

아픔을 당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이 끊이지 않았으며, 중앙정부에 지열발전 사업으로 인한 촉발지진이라고 강력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지진특별법이 제정됐습니다. 위기에 강한 포항의 저력입니다.

어려울 때는 백지장도 맞들면 힘이 되는데 각종 선거마다 출마한 인사나, 정치 지망생들이 포항의 위기였던 지진 당시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역사의 발전은 비약보다는 끝없는 누적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지만, 적어도 몇 년 간 보여준 포항의 이러한 발전은 인정하지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는 백성을 물질적,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은 5년 간 국정을, 주민 삶과 가장 밀접한 단체장은 4년 동안 지역발전을 책임집니다.

51만 인구, 성장기의 청소년처럼 몇 년 새 훌쩍 큰 환동해 중심도시 포항입니다. 아무나 시장이 되서는 안됩니다.

시민들은 포항의 규모와 위상에 걸맞고, 앞으로 발전을 이끌어 갈 능력과 열정, 책임과 함께 현실을 파악하는 균형감각, 그리고 인품과 지식을 갖춘 포항시장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이진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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