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살인', 재난 영화 아닌 범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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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살인', 재난 영화 아닌 범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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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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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공기살인’(감독 조용선)은 범죄 스릴러의 형식을 띤다.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은 여전히 해결이 진행 중으로 일각에서는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라고 명명할 정도의 심각한 ‘인재’(人災)로 여겨지는 사건이다.

영화는 모범적이고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 외상센터 과장 정태훈(김상경 분)과 그의 아내 한길주(서영희 분) 부부의 아들이 이해할 수 없는 폐 질환 진단을 받게 되면서 시작한다. 아들의 갑작스러운 병으로 인해 슬퍼하던 부부에게 또 한 번 슬픈 일이 닥치고 만다. 병원과 집을 오가며 아들을 보살피던 한길주가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것.

아내의 석연치 않은 사망에 충격을 받은 정태훈은 직접 부검을 해보기로 한다. 부검 결과 아내의 폐는 완전히 굳어 있었고, 정태훈은 검사인 처제 한영주(이선빈 분)와 함께 비슷한 병명으로 사망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불과 몇 달 전 건강검진을 받은 아내의 폐는 깨끗했었던 상황, 아내가 없는 방 안에서 시간에 맞춰 작동되는 가습기를 본 그는 불현듯 원인을 직감하게 되고, 실험을 통해 원인 모를 폐 질환과 가습기 살균제의 인과관계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공기살인’은 범죄 스릴러의 형태를 띤다. 주인공 태훈과 그의 조력자 영주가 원인 모를 죽음의 이유를 밝혀가는 과정을 통해 서스펜스를 만들어 간다. 재벌이나 기업에 대한 클리셰적인 설정이 다소 구태의연하다는 느낌을 주나 절정부에서 이를 비튼 반전으로 분위기의 전환을 이뤄낸다.

제목에 ‘살인’이라는 단어가 붙은 데는 이유가 있다. 명확하게 ‘살인자’라고 짚어낼 만한 인물은 없지만, 결국 피해자들이 받은 고통에는 여러 집단의 이기심과 태만, 회피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물질이 들어가 다른 나라에서는 판매 허가조차 나지 않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 회사, 그리고 이를 허가한 국가 관계 부처들까지. 방해와 공작 속에서 원인이 밝혀진 후에도 관련자들은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책임지려는 노력을 하기 보다 어떻게든 책임을 피해보려고만 하는 이들은 이 영화 속에서 ‘살인자’로 해석된다.

기존 이미지에 기댄 듯한 캐스팅이지만, 적재적소 배우들의 활용이 돋보인다. 특히 이선빈의 존재감이 극에 활력을 부여하고, 윤경호는 반전 이미지로 흥미로움을 배가시킨다. 러닝타임 108분.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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