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 문제 직면 대한민국, 인구정책 대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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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화 문제 직면 대한민국, 인구정책 대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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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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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국회의원
로마 제국의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독신풍조가 유행할 조짐을 보이자 「정식혼인에 관한 율리우스법」을 제정했다. 이는 25~60세의 남자와 20~50세의 여자가 결혼하지 않으면 독신세(稅)를 물리는 내용이었다. 이와 함께, 독신으로 50세가 넘으면 재산을 상속하거나 상속받지 못하게도 규정했다. 출산율 감소를 막고, 제국을 존속시키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현대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법이지만, 당시 大제국의 지배자에게는 제국을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 수 있는 인구 감소 문제가 외부의 그 어떤 강력한 적보다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훗날, 황제의 우려대로 인구의 감소가 큰 원인이 되어 로마 제국은 멸망하고 만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지 1500년이 지난 지금, 세계 각국은 인구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과학과 의학, 기술의 진보로 수명이 연장되면서 나타난 고령화와 그에 따른 부가적인 문제들, 직업의 발달과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그리고 인식의 변화에 영향을 받은 출산률의 하락과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사회적 문제들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2020년 현재 5,184만명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6만명 내외로 감소하여 2030년 5,120만명, 2070년에는 3,766만명(1979년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민국은 지금 인구절벽(생산연령인구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 앞에 서 있는 것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지난 2019년 통계청이 예측한 인구절벽 시점이 2028년이었는데, 불과 2년 만에 그 시점이 무려 7년이나 앞당겨졌다는 것이다.

특히, 2020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자녀 수)이 0.84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역대 최저치였다. 미국의 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25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population collapse)를 겪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세계은행이 내놓은 2020년 국가별 출산율 순위표를 게시했다. 순위표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인 200위를 차지했다. 이 순위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암시하는 성적표가 아니길 바란다.

우리나라 고령화의 속도 역시 심각하다. 2020년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15만명으로 총 인구의 15.7%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이의 1.6배(1306만명), 2070년에는 2.1배(1747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본인들은 고독, 역할상실, 빈곤, 질병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범국가적으로는 노동 인력의 감소, 의료비 및 사회복지서비스 비용 증가, 세대 간 갈등 등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고령화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은 현재 심각한 인구 문제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2019년 시행된 한 설문조사에서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인구 감소가 사회·경제적 기회’라는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 역시 인구 감소가 새로운 기회이자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다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봉책이 아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인구 정책이다. 다시 말해,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인구 문제와 인구 정책의 대전환에 대한 논의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지난 5월,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인구와 미래전략 TF’는, ‘현재 우리 사회의 제도와 각종 정책의 대부분은 고도 성장기에 인구 규모가 커지던 시기에 마련된 것들로, 인구변화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며, 만약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국민의 삶의 질이 악화되고 지역·세대·집단 간 격차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효과적인 ‘완화’ 정책 추진과 인구 변화로 인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되는 미래 상황에 잘 ‘적응’하고, 저출산·고령화 위기를 기회로 바꿔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미래를 ‘기획’하는 방향으로 인구 정책의 초점을 수정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일견 타당한 주장이라고 보여진다. 그간 정부가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틀 안에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았지만, 출산율의 하락과 고령화의 가속화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2008년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한 독일의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일 정부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초고령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사회시스템 구조조정에 나섰다. 고용 개혁과 연금 수급 시기의 상향 등으로 고령자와 여성 노동력의 고용 시장 진입을 확대시켰고,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R&D, 인력 교육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투자 환경 등 제도도 개선했다. 또한 독일 정부는 2003년 이후 고용·연금 개혁을 꾸준히 추진하여 복지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인구의 고령화로 인한 위기를 질적 성장의 기회로 ‘기획’한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이 인구 문제를 극복할 해법을 마련할 차례이다. 인구의 양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과학의 발전, 교육의 확대 등을 통해 충분히 그 빈자리를 메꿀 수 있도록 인구의 질적 성장 방안을 고민하여 인구 문제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초고령사회를 먼저 경험한 국가들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사회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일 것이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는 이미 인수위 시절부터 그 고민을 시작했다. 새 정부가 심도있는 고민과 대전환을 통해 인구 정책에 대한 해법을 찾는다면, 대한민국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 인구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믿는다.

송언석 국민의힘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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