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엘비스 프레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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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엘비스 프레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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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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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철물점은?

답 : 투펠로 하드웨어 주식회사(Tupelo Hardware Co.)

투펠로 하드웨어는 미국 미시시피주의 작은 도시 투펠로에 있는 철물점이다. 그런데 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가. 매장 면적 대비 방문객 수가 많기 때문이다.

투펠로 인구는 3만8000여명. 미시시피주에서 인구 규모로 6번째 도시. 투펠로에 철물점이 하나뿐일까. 인구 4만에 가까우니 철물점이 최소 20개는 될 것이다.

그런데 왜 ‘투펠로 철물점’을 찾는 사람이 많은가. 스토리텔링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1926년 개업한 이 철물점은 ‘부스’(Booth) 집안에서 4대째 운영 중이다. 이야기는 194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월8일, 생일을 맞은 11세 소년은 엄마와 함께 이 철물점을 찾았다.

엄마는 아들에게 생일 선물로 통기타를 하나 사줬다. 집에 돌아온 소년은 통기타를 난생처음 튕겨보았다. 소년은 악기 소리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했다. 부모도 아들이 기타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로부터 8년 뒤인 1953년. 소년은 가수로 데뷔한다.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다.

엘비스 프레슬리 팬들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엘비스는 쌍둥이로 잉태됐다. 그러나 불행히도 엘비스의 형은 35분 전 죽은 채로 태어났다.

쌍둥이면서도 혼자만 살아남은 엘비스. 그런 아들을 대하는 엄마. 아들과 엄마의 애착 관계는 보통의 모자 관계와 달랐다.

1948년. 가난한 부모는 일자리를 찾아 미시시피에서 테네시주 멤피스로 이사한다. 고등학교 시절 엘비스는 음악 교사로부터 “너는 노래에 재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953년 8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8세 청년이 멤피스 유니온가(街) 706에 위치한 ‘선 스튜디오’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청년은 “노래 두 곡을 LP판에 녹음해 어머니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녹음이 끝나고 청년이 나가자 여직원은 업무 일지에 이렇게 메모했다.

‘(저) 발라드 가수 잡을 것!’

1956년 12월4일 엘비스는 ‘선 스튜디오’에서 제리 르위스, 칼 퍼킨스, 조니 캐시와 세션팀을 구성해 녹음을 한다. ‘블루 수에드 슈즈’(Blue Suede Shoes)란 노래였다.

이 곡은 퍼킨스가 작사·작곡한 노래였다. 이 노래로 엘비스는 스타가 된다. 이후 르위스, 퍼킨스, 캐시, 엘비스는 ‘밀리언 달러 4인조’라 불린다.

매년 멤피스를 찾는 엘비스들

테네시주 멤피스는 엘비스에게 제2의 고향이다.

멤피스에서는 매년 그의 기일(忌日)에 맞춰 모창 대회가 열린다. GMTV가 주최하는 모창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짝퉁 엘비스들이 멤피스행 비행기를 탄다.

미국 텔레비전들은 이때만 되면 이 모창대회 참가 소식을 뉴스로 내보낸다.

엘비스와 똑같은 헤어스타일, 똑같은 복장을 한 사람들이 공항 출국장에 나타나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들은 미국 52개주 밤무대에서 엘비스 모창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다.

멤피스시(市)는 엘비스 기일이 낀 주를 엘비스 주간으로 선포한다. 이날이 되면 세계의 엘비스 팬들이 멤피스로 모여든다. 600여개의 팬클럽이 모여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팬들은 말한다. “엘비스의 인기는 아마도 그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람들이 늘 이야기하잖아요. 엘비스는 아직 살아있다고요.”

엘비스 팬들이 성지 순례하듯 찾는 곳이 ‘선 스튜디오’다.

처음으로 녹음을 하고, 스타 탄생을 알린 곳. 인터넷에 들어가면 ‘엘비스 프레슬리 로커 가발 코스프레’ ‘엘비스 프레슬리 의상’ ‘엘비스 프레슬리 구레나룻 안경 세트’ 등을 판다.

가수 남진이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것은 엘비스의 히트곡 ‘하운드 독’을 엘비스처럼 멋지게 불러서다.

실제로 남진은 초창기 엘비스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올랐다. 지금도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고정 출연자가 엘비스 분장으로 나올 때가 있다.

모든 가수는 히트곡을 갖고 싶어 한다. 어떤 노래가 운이 좋아 반짝 히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무수한 히트곡 중에서 명곡(名曲)의 반열에 오르려면 시간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망각이라는 레테의 강을 거슬러야 한다.

최소 20년을 견뎌야 한다. 20~30년 뒤의 가수들이 그 노래를 리메이크해 새롭게 음반을 내야 한다. 할아버지가 흥얼거렸던 히트곡이 손자가 새로운 편곡으로 불릴 때 그 노래는 비로소 불후(不朽)가 된다.

그뿐인가. 지속적으로 다른 장르에서 그 가수와 히트곡을 다뤄야 한다. 특히 영화가.

‘미스터리 트레인’(Mystery Train)이라는 짐 자무시 감독의 영화가 있다. ‘요코하마에서 멀리’ ‘유령’ ‘로스트 인 스페이스’ 3편의 영화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었다.

주인공과 이야기는 각기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영화가 전개되는 공간이 멤피스라는 점이다.

‘요코하마에서 멀리’는 일본에서 엘비스를 만나러 날아온 커플이 ‘선 스튜디오’를 찾는 과정을 그렸고, ‘유령’은 우연과 우연이 겹쳐 멤피스에 발이 묶인 여성이 겪는 에피소드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녀에게 푼돈을 뜯어가는데, 그 발화점이 엘비스다.

코로나19가 창궐해 모든 강연이 끊겼을 때 나를 위로한 노래 중의 하나가 ‘스윗 캐롤라인’이다. 닐 다이아몬드가 부른 ‘스윗 캐롤라인’을 수도 없이 많이 듣고 또 흥얼거렸다.

엘비스도 이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닐이 부른 그것과 맛이 완전히 다르다.

닐은 정통으로 진지하게 노래를 부르는 반면, 엘비스는 다리를 흔들며 날리듯 부른다. 여기에 여성 팬들이 환호한다. 엘비스는 ‘건들거림의 마성’으로 세계의 여성을 사로잡았다.

2022년 칸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 감독 박찬욱이 감독상을 받았다. 칸영화제에서 나의 관심을 끈 또 다른 뉴스는 엘비스의 전기영화 ‘엘비스’가 공개됐다는 점이다.

1991년생 오스틴 버틀러가 로큰롤의 제왕 역을 맡았다. 오스틴은 엘비스의 매력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

그는 45년 전에 죽었지만, 엘비스는 불멸이다. 조성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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