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올랐다” vs “이걸로 부족해”
  • 조석현기자
“너무 많이 올랐다” vs “이걸로 부족해”
  • 조석현기자
  • 승인 20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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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9620원 엇갈린 반응
5% 인상… 월 환산액 201만원
고물가에 인건비까지 부담 가중
차라리 알바하는게 낫겠다 절규
6%대 물가 상승률 반영 안돼
1만원 못 미쳐 마이너스 신세
자영업자·알바생 모두 불만족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된 30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된 30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매년 이렇게 오르니 사장보다 알바 하는게 차라리 낫겠네요”

“물가 상승률이 6%라는데 1만원도 안되니 마이너스 아닌가요”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되면서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포항 북구 양덕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6·여)씨는 “코로나로 3년 동안 어려웠고 요즘 물가도 엄청 많이 올라서 하루하루 전쟁터인데 이번에 최저임금이 또 인상된 것은 자영업자를 다 죽이는 것”이라며 “나라에서 물가를 잡아주는 것도 없는데 인건비 (인상)까지 우리가 부담해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월 209시간을 일하면 받는 월급이 기존 191만4440원에서 201만580원으로 약 9만6000원 오른다. 직원이 많고 영업시간이 길수록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대구 수성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49)씨는 “직원 3명을 쓰고 있는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각종 수당을 포함해 100만원 이상 더 부담하게 될 것 같다”며 “그렇다고 음식값을 덜컥 올릴 수 없어 이래저래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5년째 상대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동율(60)씨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점점 떨어져 현재는 20% 정도밖에 안된다”며 “외부 직원을 쓰지 않고 집사람과 누나까지 와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 흥해읍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임모(65·여)씨는 “안 그래도 요즘 아르바이트생 구하기가 힘든데 시급을 도대체 얼마나 올려야 하는 건가”라며 “솔직히 요즘 사장하는 것보다 아르바이트하는 게 낫겠다는 말이 웃자고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24시간 운영으로 인건비 부담이 큰 편의점주들의 경우엔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더욱 부담스럽다. 남편과 함께 흥해읍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임씨는 “야간만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는데 인건비 부담이 커지니 앞으로 야간에도 내가 직접 일해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른 편의점주 박씨도 “인건비로 한달에 600만원 정도가 나가는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40만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할 것 같다”며 “장사가 잘 안되는 새벽에는 문을 닫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은 다른 목소리를 낸다.

전반적인 물가 인상률을 고려할 때 이번 최저임금 인상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를 감안하면 시급 1만원도 안되는 임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최모(29·여)씨는 “물가 상승률이 5~6% 정도라는데 시급이 5% 오르면 사실상 마이너스가 아닌가”라며 “5년 전부터 시급 1만원 얘기가 나오는데 아직도 넘지 않은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포항 이동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26)씨는 “최저임금이 많이 오른 거 같지만 그래봐야 월급으로 200만원 수준”이라며 “미친듯이 오르는 월세나 물가를 생각하면 오히려 너무 적은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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