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오리까, 내 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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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오리까, 내 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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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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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채권 가격, 주식 가격 모두 하락하면서 퇴직연금 DC(확정기여형)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하소연을 많이 듣게 됩니다. 퇴직을 가까이 둔 분들이 10퍼센트 이상 손실을 보면 좌불안석이 될 게 틀림 없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예외는 아닐 겁니다. 퇴직연금에 투자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게 좋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는 생각을 하게 되겠지요.

몇 가지 사례로 위안과 함께 헤쳐나갈 방안을 드려볼까 합니다. 미국은 퇴직연금 401(k) 수익률이 연 7% 정도로 높습니다. 그래서 2020년에는 미국에 연금 백만장자 즉 퇴직연금 자산이 10억원이 넘는 사람이 대략 350만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이 우리나라 인구 7배 정도 되니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50만명 정도 된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미국 근로자도 마음 편히 이런 수익률을 얻은 건 아닙니다.

미국 퇴직연금 401(k)에 가입한 사람들의 1999~2019년의 21년간 수익률을 보면 ‘0’% 아래였던 적이 6번이 있습니다. 가장 최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무려 -25%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그 다음 최악은 나스닥 버블이 꺼진 2000년대 초반으로, 2000, 2001, 2002년 3년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입니다. 3년 동안 2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플러스 15% 이상 수익률을 기록한 것도 5번입니다.

그러면 이들은 자산가격 급락 충격을 받은 이후 얼마 만에 회복을 했을까요?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달랐습니다. 가입기간이 짧은 사람의 경우 이미 적립된 금액은 적은 반면에 떨어진 자산 가격에 새로운 돈이 들어가게 되니 그만큼 회복력이 빠를 겁니다. 반면에 가입 기간이 오래 되어 2억원이 적립되어 있다고 하면 여기에 2백만원을 납입해도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지 못합니다. 그래서 회복 속도가 느리게 됩니다.

실제로, 가입자들 중 중간값에 해당하는 숫자를 보면, 가입기간이 1~4년 되는 집단은 바로 회복되며 5~9년은 6개월 걸립니다. 20~29년 가입기간의 근로자들은 1년 10개월 걸립니다. 물론 자신의 포트폴리오와 운용 방식에 따라서는 4년 10개월만에 회복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6개월~1년 10개월 정도면 회복을 하게 됩니다.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을 때도 꾸준하게 자산을 매입하게 되는 시스템이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빨리 회복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납입금에 비해 적립금이 많은 분들은 회복 속도가 느리고 납입금에 비해 적립금이 적은 분은 금방 회복된다고 보면 됩니다. 젊은 층이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하여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 오히려 좋은 기회로 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금융시장 환경이 좋지 않습니다.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은 저(低) 인플레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고 선언할 정도입니다. 거기에다 지정학적 분쟁인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확실성을 배가하고 있습니다. 경제보다는 지정학적 논리가 우선이어서 그 불확실성이 큽니다. 이러한 비경제적 요인을 제외한다면 경제적 요인은 이미 자산가격에 과다하게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미국의 퇴직연금이 보여줬던 두 가지 사실을 믿고 가야합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들쭉날쭉 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보인다는 것과, 금융충격을 받으면 내 연금자산이 회복하는 데는 6개월에서 1년 10개월은 걸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퇴직연금 DC를 원리금보장상품으로 운용하고 있는 분은 이런 때야 말로 투자형으로 전환해서 운용하면 좋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출발이 순조로우면 선순환을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 DC에 가입한지 얼마 안되는 젊은 층은 납입금으로 저가 매수하고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좋은 기회입니다. 연금은 장기적립상품이기에 그 논리를 바로 이해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실체를 알면 두려움도 줄어듭니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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