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그 많은 독버섯은 누가 다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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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그 많은 독버섯은 누가 다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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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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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10일부터 검찰수사권 완전박탈하는 내용의 이른바 ‘검수완박법’이 시행된다. 물론 완전박탈은 아니지만 곧 완전박탈을 향해 달리는 법이다.

이번 검수완박법이 세상에 처음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4월 7일이고 검수완박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건 4월 15일이며 그 후 보름여 만에 검수완박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통과한 5월 3일 당일 오후 국무회의를 거쳐 퇴임이 1주일도 안 남은 대통령에 의해 즉시 공포되었다. 70여 년 간 떠받치고 있던 한 나라의 형사사법시스템의 근간을 단 한 달도 안 걸려 바꿔버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검수완박법은 번개불에 콩볶아 먹듯 만들어낸 졸속입법이다. 여론수렴이나 사회적 합의 절차도 없이 시간표를 정해 둔 열차처럼 뚝딱 출발해 버린 것이다.

이유는 간명하다. 국민에게 알리거나 합의과정을 가졌다가는 거절당할 것이 뻔한 법안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검수완박법은 고발사건에 대해 경찰이 혐의 없다는 이유로 검찰에 불송치하는 순간 그 사건은 그걸로 끝나게 하는 법이다. 검사의 판단도 법원의 판단도 받아 볼 기회도 구제절차도 막혀버린다.

그래서 경찰의 불송치는 곧 대법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셈이 되고 불송치를 담당한 경찰은 대법관급 경찰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그 이유는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폐지했기 때문이다.

이의신청권 폐지는 무분별한 고발로 경찰수사력 낭비를 방지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정치권력이 자신들이 고발될 때 처벌을 피하는 수단으로 느닷없이 집어넣은 것이라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고발은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에 의한 직권남용과 관련된 것이 다수다. 실제 검수완박을 만든 민주당의 정치권력이 당시 수사나 재판받고 있는 사건이 고발로부터 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고발은 고소와 같은 수사단서의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고소사건을 경찰이 불송치할 때는 고소인에게 이의신청권을 인정하면서 고발인에게는 이의신청권을 박탈하자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이의신청권 폐지는 부패한 정치인과 공직자는 도와주고 방어에 취약한 약자와 공익을 피해자로 방치하는 셈이 된다. 이는 피해자 없는 공직선거법위반은 고발로 수사가 시작되는데 경찰이 무혐의로 불송치한 때 그걸로 사건은 종결되는 데서 알 수 있다.

실제 이름 드러내기 꺼리는 조직범죄 피해자나 특히 보호가 필요한 아동, 장애인이라든가 성범죄 피해자는 시민단체가 고발을 대리하는 형태로 사법의 보호를 받는 게 보통이다.

이 경우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의 박탈은 바로 사법약자의 피해와 공익사건의 암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두고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게다가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박탈은 경찰이 더 이상의 통제를 받지 않겠다는 점에서 경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등장하는 지점이고 이는 부실수사를 방조하는 통로가 된다.

검수완박은 경찰을 일더미에 정신없게 만들고 수사지연에다 증거는 인멸되고 범인은 도망가게 한다. 변호인 선임이 안 되는 서민은 피해를 당하고도 고소반려로 경찰서 문턱을 넘지 못해 주저 앉는다. 범죄는 묻힌다.

검수완박에 경찰은 워크홀릭이고 검찰은 워라밸이다. 범죄총량은 그대로인데 수사총량은 반으로 서민의 고통총량은 하늘을 찌른다. 고위공직자와 정치인이 부패해도 검찰의 수사를 받지 않아도 되고 ‘보통 국민’은 검찰을 대면할 기회를 박탈당한다.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70여 년 쌓아온 검찰의 수사역량을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아 무너뜨린 덕분이다.

진정한 검찰개혁은 힘 있는 자에게도 똑같이 법적용이 이루어지고 정파에 상관없이 엄정히 법집행하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지 수사권 완전박탈이 아니다.

그럼에도 검찰개혁한다면서 인사권으로 수사검사 손발 자르고 검경 수사권조정으로 식물 검찰을 만들고 급기야 검수완박으로 검찰을 관 속에 넣어버린다.

사실 수사권을 전제로 출발한 것이 검사제도인데 수사권 완전박탈로 형사사법시스템 망가뜨리고 검사 없는 나라가 되면 이익 볼 자는 부패한 1%의 기득권자뿐이다. 이것이 검수완박법은 범죄자우대법, 피해자방치법이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수사권을 박탈한다면 검사에게 수사지휘권을 주든가 전건송치를 하게 하든가라도 해야 될 텐데 그것도 하지 않고 경찰에게 기소권자 역할까지 하게 하면서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장치까지 치워버렸다.

제도나 법률은 국민에게 도움 주는 일에 복무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검수완박법은 1%의 부패한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수사에서 검찰을 배제하는 효과밖에 없다. 나머지 99%의 국민에게 고통감수를 강요한다.

만약 이의신청하여 검찰이 직접 수사한다 해도 동일성 범위 내에서만 하게 되니 공범, 진범, 여죄를 수사할 수 없게 되고 범죄억제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니 범죄자를 보호하고 피해자를 방치하는 것이다.

또 검수완박된 검사가 기소만 하게 되면 특히 크고 복잡한 사건에서 실체도 모른 채 재판에 들어가 호화드림팀의 변호사를 선임한 피고인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피고인은 무죄방면이고. 힘없는 약자만 유죄입증당해 처벌될 것이다.

중범죄자 처벌도 어렵고 피해자구제도 어렵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고착화시킨다. 이것이 검수완박은 권력 있고 경제력 되는 1%의 범죄자를 위한 법이지 피해자를 위한 법이 아니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다.

검찰수사권 행사의 불공정을 이유로 검수완박한다면 경찰의 수사권도 그 행사가 불공정하다면 박탈하자고 할 것인가?

사실상 범죄는 존재하나 법률상 무죄라는 숨겨진 범죄자 양산하는 잘못된 검수완박법 등장에 누가 책임 질 것인가?

민주당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기 위해 검수완박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사실상 수사와 기소는 분리되어 있다.

작년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조정으로 검사가 직접 수사개시하는 범죄는 현재 1%도 안 된다. 나머지 99%는 경찰이 수사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검사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다 가지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민주당 일각의 말도 사실이 아니고 “수사권 기소권 분리가 글로벌스탠더드”라는 전 법무장관의 말도 사실이 아니다.

결국 검수완박법은 입법농단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에게 의결권만 남기고 법안심사권을 박탈하자는 말은 아니다. 동일선상에서 검찰 수사의 불공정성이 있다고 해서 공정성 강구 대신 수사권 자체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검수완박은 명분만 차용해 왔을 뿐 애초부터 검찰권 행사에 있어 국민의 자유와 권리보호라는 순수한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이번 검수완박은 절차도 잘못되고 내용도 잘못된 국회의 입법권을 오남용한 사례로 역사에 불멸될 것이다. 그리고 검수완박의 그 독버섯은 선량한 국민의 입으로 들어갈 것이다.

전정주 경북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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