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이라며 전화통화만
여야 싸잡아 비판 쏟아내
여야 싸잡아 비판 쏟아내
대통령실은 전날(3일) 윤 대통령이 여름 휴가 중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며 펠로시 의장과 회동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휴가라지만 서울에 머물고 있고 만나려면 금방이라도 만날 수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중국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오늘 오후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회동 일정이 조율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양측이 당초 회동 일정을 조율한 적은 있지만 윤 대통령이 지방으로 휴가를 떠날 계획에 회동은 불발됐고 이후 재조율된 적은 없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이 휴가중이어서 현재로서는 (회동) 계획이 없다”고 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도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의 파트너는 국회의장”이라고 거들었다.
그러자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외교 정책에서 미국과의 강력한 밀착을 기조로 내건 윤 대통령이 이제 와서 중국 눈치보기를 한다는 게 요지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가세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이 휴가 중에도 펠로시 의장과 만난다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은 쉽게 예상됐다.
미국 내에서도 반중(反中) 성향이 강한 인물로 평가되는 펠로시 의장의 이번 대만 방문은 주로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해석된다. 중국이 극도로 예민해하는 ‘양안 문제’를 건드려 중국과의 패권 다툼 전면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주중 미 대사를 새벽에 초치하고 무력 시위에 나서는 등 격하게 항의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나섰을 때 “중국을 고립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표면적으로나마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미국의 입장도 동시에 고려해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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