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투자, 어찌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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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투자, 어찌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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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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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퇴직연금을 IRP(개인형 퇴직연금)에 이체하고 포트폴리오를 짰습니다. 금리 인상기라 보수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채권은 10% 정도만 샀고 주식도 30%, 현금을 30%, 리츠를 30% 샀습니다. 채권과 주식은 나름 방어를 한 셈입니다. 게다가 현금을 30% 정도 갖고 있는 데다가 하락장세에도 리츠 가격이 상승하면서 5월까지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손실을 보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리츠(REITs)입니다. 올해부터 리츠 자산을 편입하기 시작했는데 그 가격 변화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리츠 자산 가격이 좀 떨어졌기에 2월부터 사기 시작했습니다. 이전부터 리츠는 장기 채권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금리 상승기에는 타격을 입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채권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리츠 가격은 하락폭이 적었습니다. 게다가 인플레가 심해진다는 생각 때문인지 리츠 가격은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종목은 10% 이상 오르기도 했습니다. 분석가들은 목표 주가를 올렸습니다. 주가와 채권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가운데 리츠 가격만 오르면서 다른 자산의 손실을 메워 주고 있었기에, 리츠는 좋은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금융 시장에 퍼지면서 리츠 가격은 어이 없이 떨어졌습니다. 어떤 종목은 -20% 넘어 떨어졌죠. 10% 올랐다가 -20%로 떨어졌으니 고점에 산 사람은 거의 -30%가 된 셈입니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뜸하기는 하지만 아직 건재한데 부동산에 투자하는 회사인 리츠는 가격이 먼저 크게 떨어진 것입니다.

최근의 리츠 시장 움직임을 보면서 어떤 부분을 잘못 한 것인지 곰곰이 반성하게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길을 모색해보았습니다.

리츠는 부동산 가격 뿐만 아니라 자금의 원활한 차입도 중요합니다. 리츠는 순자산의 2배까지 차입할 수 있지만 보통 50% 남짓 차입합니다. 그러니 대출이 만기가 되면 이를 다시 빌려야 하는데 지금처럼 자금 시장이 어려울 경우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배당금이 적어질 수 밖에 없겠지요. 만일 가격이 100원인 리츠의 배당금이 5원에서 4원으로 떨어졌다고 가정하겠습니다. 4원의 배당금으로 배당수익률 5%를 유지하려면 리츠의 가격이 20% 하락해야 합니다. 최근 리츠 가격이 20~30% 하락한 게 이를 반영하는 듯 합니다. 특히 부동산가격 하락 전망까지 감안한다면요.

부채비율이 낮으면 배당금이 줄어들 염려가 별로 없습니다. 이 사례를 잘 보여주는 게 맥쿼리인프라 펀드입니다. 천안논산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회간접시설 리츠는 법적으로 차입 한도가 30%인데 실제 차입 비율은 올해 3월말 기준으로 17% 정도입니다. 차입 비율도 높지 않고 배당금도 별로 변할 가능성이 없는데 리츠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니 덩달아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후 급속하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다른 리츠들이 떨어진 가격에서 쉽게 빨리 회복 못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지금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도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요즘 자재비가 30% 올라 근교에 집을 지으려다 중단하고 있다고 할 정도입니다. 신규 건축비가 오르면 기존 건물 가격도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지금의 리츠 가격 하락은 금리 급등과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데 반해, 물가 상승은 아직 덜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리츠 가격 하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와 향후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현재의 리츠 가격 대비 배당수익률이 5~6% 정도면 괜찮은 투자일 것으로 판단합니다. 향후 실물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우려해서 쉽게 가격이 오르지 못하겠지만 이런 때 저가 매수의 기회를 노려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리츠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어수룩하고 불투명한 면이 있습니다. 찬찬히 가려서 사야 할 때입니다.

노후에 5~6% 정도의 이자소득, 그리고 이후 배당금 증가의 이점까지 누려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더 떨어지면요? 얼마 전에 점심을 먹으면서 브라질 채권과 리츠에 대해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가격이 떨어져서 곤혹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결론은? “당분간 배당금이나 받고 있지”였습니다. 리츠에 옵션이 있다면 배당금입니다. 시장이 어려울 때는 배당금으로 견디는 겁니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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