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興)하는 고향, 망(亡)하는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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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興)하는 고향, 망(亡)하는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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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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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되는 이맘 때쯤이면 ‘고향’이라는 단어는 온통 추억의 설렘으로 가득하다. 소싯적부터 예순을 훌쩍 넘어오는 동안 수백 번의 계절이 바뀌었다. 고향은 ‘씨 뿌려 거두는 교훈’이 언제나 변하지 않는 곳이다. 왜냐하면, 땀 흘린 농심의 과정으로 알찬 결실의 결과가 반드시 있는 곳이요, 한평생 자식들을 위한 ‘어머니의 보따리’가 살아있는 곳이 곧 고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화로 인한 농촌의 공동화(空同化) 물결, 정권에 따라 어설픈 농촌발전계획과 부동산 투기 광풍, 좁은 시야의 무분별한 농촌개발 추진 등등으로 이미 곳곳에 내로남불의 축사와 컨테이너 천국이다. 어이가 없다. 어이는 맷돌의 손잡이다. 법과 질서의 존재가 아예 무색할 정도다. 이미 ‘농촌의 6차 산업화’. 예를 들면 도토리-도토리가루(건강식품)-도토리묵으로 전개되었고, 6차산업은 종종 농촌융복합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크게 각광을 받고 있으나, 이는 일부 농촌에 국한된 현상이라면 필자만의 주장일까?

전통문화의 보존도 큰 과제다. 얼마 전 고향의 ‘추향석전대제 봉행’에 참석했다. 고향의 어르신과 선후배 등 고향의 전통문화를 지키자는 50여 명의 향우들과 전통제예복장을 갖추고 전례행사를 함께 한 자리다. 점점 사라져가는 고향의 뿌리 깊는 전통문화와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값진 시간이었다. 세대의 인식변화와 우리 일상의 다양한 트렌드와 패턴변화에 따라. 우리의 전통문화 중에 사라지는게 어디 한 두 가지가 아니지 않은가? 지금 벌초-제사-묘사-장례 등이 시대에 걸맞게 변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러나 변하는 것과 사라지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은가? 고령화 시대지만, 어쩜 지금의 꼰대(?) 시대가 끝날쯤엔 ‘흥하는 고향과 망하는 고향‘으로 반드시 양분될 전망이 무척 크다.

늘 어머니의 따뜻한 품속이요, 평온한 마음의 안식처가 바로 고향이다. ‘고향을 살리자’는 운동이 곳곳에서 한창이다. 갈수록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농업과 농촌이 소멸위험으로 절대절명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때. 젊은이들은 벌써 농촌을 떠났고, 이제 고향 마을에는 고령의 어르신들만 남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70년 248만 가구던 농가 수는 50년이 지난 2020년 104만 가구로 급격히 감소됐다. 특히, 40세 미만 농가경영주는 같은 기간 겨우 1.2%에 불과해, 2030년경 40세 미만 농가경영주가 6,311명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새로운 피 수혈이 시급한 때다. 청년농들의 젊은 피 유입을 위한 수혈과 육성을 위한 정책이 절박하다. 윤석열정부의 ‘청년농 3만명 육성’ 정책이 크게 기대된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계획이 아니라 곧 실천이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도’가 어쩜 ‘흥하는 고향’을 위한 출발점이요, 고향과 타향의 향우(鄕友)가 함께하는 단단한 문고리 같은 연결고리가 될 전망이다. 고향사랑기부운동에 함께 적극 참여하자. 이유는 간단하다. 기부는 실천이 정답이다. 실천의 지혜를 모아 우리의 고향을 함께 지켜야 하지 않을까?. 필자의 고향, 창녕은 이 제도의 준비와 실천을 위한 업무에 군청 담당공무원 팀장과 팀원의 입술이 터질 정도다.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지난 혹서기 여름날에 시작한 드론국가자격(1종) 면허증을 드론교관과정 중에 오늘 받았다. 이제 고향의 황금빛 가을 들판과 수려한 산천을 굽이굽이 돌고 돌아 멋진 드론과 함께 마음껏 달리는 비행을 준비해본다. 어쩜 드론과 함께 고향산천을 따라가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이 가을, 애독자 여러분의 고향사랑과 건승이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 더욱 간절하다.

김영국 계명대 벤처창업학과 교수·창녕군신활력추진사업단장및위원장(전)·색소폰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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