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태풍 부른 북태평양 고기압 양면성 연구한다
  • 신동선기자
가뭄-태풍 부른 북태평양 고기압 양면성 연구한다
  • 신동선기자
  • 승인 2022.0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한 지난 19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해안에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고 있다. 뉴스1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한 지난 19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해안에 너울성 파도가 방파제를 넘고 있다. 뉴스1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이어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경상권에 피해를 주자 ‘태풍의 길’을 만든 북태평양 고기압의 양면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8월 장마철과 기록적 폭우에도 경상권에는 가뭄을 야기 시켰고, 그 뒤엔 ‘가을 태풍’이 경상권으로 향하면서 폭우를 뿌려 극과 극의 날씨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7~9월 계절적 특성 때문인데, 기상청은 기후변화와 라니냐 등에 따라 이같은 양상이 계속 나타날지 면밀하게 관찰 중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9월 초 북상했던 힌남노는 오른쪽에 북태평양 고기압, 왼쪽에 티베트 고기압을 둔 경상권을 통해 상륙했다. 난마돌은 북태평양 고기압 오른쪽으로 북상했다. 이때는 티베트 고기압이 중국 서북쪽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결국 북태평양 고기압이 태풍 힌남노를 경상권 상륙·영향으로 이끈 것이다.

태풍 백서에 따르면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서쪽 가장자리를 도는 형태로 북상한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여름철 시작 시기인 6월 중국 남동부인 홍콩 인근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후 매달 조금씩 동쪽으로 줄어드는데, 이 때문에 우리나라엔 7~9월 중 태풍이 가장 많이 찾아오게 된다.

그러나 올해 9월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2개는 모두 통상의 태풍 진로보다 왼쪽으로 치우쳐서 북상했다. 태풍백서는 9월엔 태풍이 일본을 관통하거나 남부를 통해 이동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강하게 버티면서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준 것이다. 힌남노가 그런 예다.

이는 기후변화 등에 따른 라니냐 지속도 영향을 미쳤다.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북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며 태풍 발달이 더 쉬워진다. 열대 요란 수준에 머물 수 있는 저기압이 태풍까지 발달해 우리나라까지 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니냐는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관측지점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저수온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봄부터 초여름까진 확장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은 태풍 영향에 앞서 가뭄을 불렀다. 따뜻한 공기가 단단하게 자리 잡으면서 비구름이 유입되지 못하게 막는 셈이다.

특히 이같은 양상은 경상권에서 두드러졌다. 경상권 동·남해안이 우리나라에서 북태평양 고기압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강수량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의 경우 3~8월 강수량은 대구 339.9㎜, 포항 340.5㎜로 전국 평균 777.3㎜의 절반에 못 미쳤다. 서울(종로구) 누적 강수량(1282㎜)과 비교하면 26.5%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중부 지방에 4번 비가 올 때 경상권엔 1번만 비가 내린 꼴이다.

결국 북태평양 고기압은 장마철 직전까지 경상권에 가뭄을, 태풍 북상 때는 국소 지역에 많은 비를 뿌리는 기반이 된 셈이다. 태풍이 뿌린 비로도 경상권 가뭄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기상청은 지난 12일 공개한 ‘기상가뭄 현황’을 통해 경남 서부와 경북 중부에 여전히 기상 가뭄이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