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시대 블루오션 바이오테크놀리지… 포항 세계 바이오산업 중심도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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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시대 블루오션 바이오테크놀리지… 포항 세계 바이오산업 중심도시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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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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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대학이 포항에 미치는 영향

포항시 지난 수년간 노력한 결과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설립
세계 최고 바이오산업 인프라 구축
4차 산업시대 블루오션
1,376조원 세계 의약품 시장 진출
세계 제약바이오산업 중심
스위스 바젤은 포항의 경쟁 도시


 

A.I. 창조자 인간은 질병까지 극복할 수 있나

인간은 경험할 수 없는 것에 가장 큰 두려움을 느낀다. 그 두려움의 대상은 바로 죽음이다. 죽음 앞에 선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 살아난 사람도 없다. 경제력이 좋아지고 삶의 질이 올라갈수록 삶에 대한 집착은 더 강해지기 마련이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이 불로장생에 온갖 노력을 기울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49세로 생을 마감한 그의 권력도 죽음 앞에서는 어쩌지 못했다.

현재 우리는 4차 산업시대 초입에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세계를 경험한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새로운 생명체와 함께 살고 있다. 인공지능 컴퓨터는 지각, 추론, 언어능력 등에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지 오래다. 지금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인간을 닮은 새로운 종의 출현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지구 역사상 가장 똑똑한 인간임을 증명했다.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창조자 인간을 호모 데우스(Homo Deus)라 이름 붙였다. 인간이 지구를 정복하면서 질병과 기아 대부분을 해결하였고, 마침내 인공생명까지 창조하기에 이르면서 스스로 인간신에 올랐다고 말한다. 신의 경지에 오른 인간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여러 질병과 싸워야 하고 대부분은 병에 걸려 고통 속에 생명을 마친다. 현대의학은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을까.

건강하게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바이오산업

무병장수에 대한 꿈은 모든 시대에 걸쳐 나타나는 최고의 욕망이다. 수명은 질병에 의해 결정된다. 조선시대 가장 흔했던 질병은 무엇이고, 그들은 몇 살까지 살았을까. 개항기 조선을 방문한 영국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에서 조선의 백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한 질병을 위장병으로 꼽았다. 그만큼 백성들의 삶이 궁핍했고, 음식의 질도 좋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의 기록에 의하면 어쩌다 음식이 생기면 두 번 다시 먹을 기회가 없다는 듯 엄청난 양을 먹어 치웠다고 한다. 굶주린 위장에 어쩌다 폭식까지 했으니 만성 위장병과 소화불량은 대부분이 가진 질병이었다.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는 <근대 의료의 풍경>에서 조선시대 백성의 평균 수명을 35세, 국왕들의 평균 수명을 46.1세라고 추정했다. 임금이 백성보다 평균 10여 년을 더 산 셈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22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는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을 83.35세로 2021년보다 0.18%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상 가장 좋은 의약품과 의료 혜택을 받으며, 어느 시대에도 경험하지 못한 최장수시대에 살고 있다.

2016년 알버트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유전학자 얀 비지그(Jan Vijg) 교수의 연구팀은 프랑스, 일본, 미국, 영국에서 보고된 사망자 나이를 분석한 결과 인간의 최대 수명을 125년으로 결론지었다. 현재까지 가장 장수한 사람은 프랑스의 잔 칼멘트(Jeanne Calment)로 122세 5개월을 살았다. 시카고 일리노이대학 생물 통계학 교수 제이 올샨스키(S. Jay Olshansky)는 인간의 길어진 수명이 반드시 건강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신약 개발은 단순히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있다.”라며, 화학 약의 한계를 바이오 약이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포항시 세계 최고 바이오산업 인프라 완성


포항에서 신약 개발의 꿈이 현실로 가능하게 됐다. 포항시가 미래 신 성장 동력인 바이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연구 중심 의과대학 설립에 수년간 노력한 결과 마침내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설립이 인가되었다. 이로써 포스텍은 2023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게 됐다. 의과학대학원은 의사과학자(Physician-scientist)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을 말한다. 기존의 의과대학이 환자를 치료하는 진료 의사 육성에 중점을 두었다면, 의과학대학원은 질병을 연구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등 의료과학 기술을 실용 단계까지 연결하게 하는 의사과학자 육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의료 과학자 교육은 1964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대학에 의료 연구 교육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최초로 시작됐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노스웨스턴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가 바로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

포항은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설립으로 바이오산업에 필요한 연구시설, 장비, 인력 등에서 세계 최고 인프라를 완성하게 됐다. 신약 개발에 있어 핵심 연구시설인 3·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30여 년간 운영하면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방사광가속기는 일종의 슈퍼현미경처럼 신약 개발에 필수인 단백질의 생체구조를 원자 수준까지 관찰할 수 있다. 비아그라와 타미플루 개발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방사광가속기가 있어 가능했다. 그뿐만 아니라 방사광가속기를 보완해 주는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3대나 보유하고 있어 극저온으로 시료를 동결시켜 원자 수준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할 수 있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곡밸리 내에 생명공학연구센터와BOIC(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가 이미 운영되고 있고, 포항경제자유구역에 3세대 바이오 혁신성장 플랫폼을 조성해 지식산업센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까지 입주를 마친 상태다.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에는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입주해 연구 공간까지 지원하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과 생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게 될 바이오기업 제넥신, 한미사이언스, 바이오앱 등을 유치해 바이오산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세계 경쟁 도시들에 비해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시설, 인력, 장비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갖추고 있어 얼마든지 경쟁할만하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시작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와 세계 제약바이오산업 1위 스위스 바젤을 모델로 이제 포항이 바이오산업 중심도시를 꿈꾸게 됐다.

포항 바이오산업 세계 제약회사들과 본격 시장경쟁

2020년 기준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1조 1,619억 달러, 한화로 1,376조 원이다. 바이오산업은 신약 개발 하나만 성공시켜도 단숨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는 4차 산업시대 블루오션이다. 스위스 바젤은 세계 제약바이오산업 중심지다. 인구 17만 명이 사는 스위스 3위 도시 바젤에 700개의 바이오기업이 이곳에 몰려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는 신규 보고서를 통해 지난 5년간 세계 상위 11개 제약사가 76개의 신약을 발매했고, 이중 가장 많은 신약을 발매한 기업은 노바티스라고 발표했다. 또한 발매 신약의 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된 기업은 로슈로 나타났다. 이 두 제약회사 모두가 바젤에 있다. 로슈는 2009년 타미플루 하나로 무려 3조 원을 벌어들였다. 자동차로 치면 소나타 13만 대를 판매한 금액이다. 그런데 타미플루를 개발한 회사는 따로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길리어드라는 제약회사다. 이 회사는 타미플루를 개발할 당시만 해도 작은 벤처기업에 불과했다. 임상 1상까지 마쳤지만, 자금이 부족했던 길리어드가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로슈에 계약금 5천만 달러를 받고 기술을 수출했다. 타미플루의 가능성을 믿었던 로슈는 결국 길리어드와 손잡고 신약 개발을 성공시킨다. 이후 길리어드는 에이즈 치료제 빅타비까지 성공시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글로벌 제약회사로 성장하게 된다. 신약 개발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다고 한다. 미국 바이오협회 조사 결과 신약 개발은 평균 10.5년이 걸고, 성공률은 평균 7.9%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제약회사들이 신약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일단 성공만 하면 단숨에 모든 것을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의하면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방식으로 추정한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1,200만~2,200만 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도 새로운 질병은 늘 생겨나고 생명을 위협한다. 지난 3년간 적합한 예방약과 치료제가 없어 수천만 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었다. 그리고 세계 경제 마비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갔다. 인류의 희망은 모든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치료가 가능한 사회다. 7.9%의 가능성을 뛰어넘어 포항에서 신약 개발 소식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계속)

 

김용진

·디자인학 박사

·위덕대학교 자율전공학부 교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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