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넘어선 인간의 소통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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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넘어선 인간의 소통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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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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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과 한국의 대화
신경림 저·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 역 l 열린길 l 1만원
 
 
 도서출판 열린길(대구대학교 독립출판브랜드)의 대안문화총서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이 나왔다. 이번 대안문화총서 1권은 신경림, 오수연 등 대표적 현역 한국작가 22인과 자카리아 무함마드, 키파판니 등 팔레스타인 작가 4인이 각각 주고받은 편지를 1쌍씩 묶은 대화적 문학집이다.
 `팔레스타인과 한국의 대화’는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예술가, 평화운동가, 시민들이 서로 교류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임인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가 기획해 지난 2006년 7월말부터 2007년 5월말까지 교환한 편지를 인터넷 신문`프레시안’에 연재된 내용을 다듬고 보완한 것이다.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글은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에서 번역했다.
 이 책에서는 팔레스타인 사태들의 정보가 이스라엘과 미국에서 생산되고 그들의 의도대로 마치 오락물처럼 세계에 중계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체험하는 절망적 현실을 작가들이 직접 논리·논증적 분석과 예술적·문학적 접근으로 이를 제지하고 바로잡고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한국의 작가들과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 인류보편적 가치와 양심으로 공감대를 이루는 한편, 세계 예술가들이 공유하고 지향하는 자유, 평화, 평등, 사랑의 메시지를 교환한 내용이 실렸다.
 `팔레스타인과 한국의 대화’에서는 서구 중심주의, 폭력적 자본주의가 강제하는 모든 질서에 대한 저항도 담고 있다. 그 공통적 저항의 본령 혹은 진지(陣地)는 인간애, 인권, 환경, 여성, 아동 등이다. 각각의 마주한 2편의 편지가 1항으로 짜여져 22항을 이룬 이 책에서 지리적, 문화적, 종교적, 역사적 거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인간의 존엄에 대한 가치, 자연환경에 대한 겸손, 여성·아동에 대한 깊은 배려를 인간과 인간, 작가와 작가, 국적과 국적의 거리감은 전혀 없다. 따라서 보편적 존재로서 인간만이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을 독자들은 사실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열린길 책임편집인 대구대 언론출판문화원 김재훈 원장은 “대학출판사가 단순히 대학교재만을 생산함으로써 소비자인 독자층을 스스로 한계지우는 데서 벗어나 광범위한 독자층을 대상으로 변화하는 정세 속에 시대의 좌표를 모색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특히 대학에서 어떤 출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후 계속되는 열린길 대안총서 시리즈의 필진의 면면과 내용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김찬규기자 kck@
 
 
 
음악이 여기에 인생이 여기에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의 에세이 출간  
공감
리처드 용재 오닐 글·조정현 엮 l 중앙북스 l 1만2000원
 
 인기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30)의 에세이 `공감’이 내달 초 중앙북스에서 출간된다.
 용재 오닐은 한국전쟁 당시 전쟁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어머니의 가족을 찾는다는 내용으로 2005년 방송된 KBS `인간극장’을 통해 국내에 알려졌다.
 영화감독 박찬욱 등이 추천 글을 쓴 이 책에서 그는 클래식 음악과 연주가에 대한 생각, 가족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그는 책에 “연주가는 그 음악에 끝없이 자신을 투사해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데에 봉사해야만 한다”며 “연주가가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에 갇혀 음악 자체를 이해하지 않는 것만큼 오만한 일도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런 자신감에 “내가 죽은 뒤 누군가가 용재 오닐은 별로 유명하지 않았고 성공적인 음악가가 아니었다고 해도 신경쓰지 않지만, 나를 가리키며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었다거나 자존심도 없는 예술가였다는 식의 평가를 한다면 죽은 뒤에도 유감이 많을 것”이라고 적었다. 관객들에게는 “클래식의 모든 것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족 이야기를 털어놓은 부분도 있다. 그는 “어머니가 장애를 가진 동양계 여성으로 미국에서 살면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사람들이 어머니를 심하게 대하는 것을 여러 번 봤지만 어머니의 모습에서 스스로 행복한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조선왕실의 혼례 들여다본다’…문화재硏, 국역`국혼정례’발간  
 꽃무늬를 새긴 은 50냥, 대홍색·초록색 명주 각 16필, 목화 10근, 당주홍 칠을 한 함 1부, 당주홍 칠을 한 상 1좌….
 조선시대 왕이 왕비를 맞을 때 혼약이 이뤄진 증거로 왕비집에 예물을 보내는 납징에서 사용되던 물품이다. 그러니까 오늘날로 말하면 함 속에 들어가는 예물들이다. 왕비 가례 때 왕이 왕비 측에 보내야할 예물은 이것 만이 아니다.
 간택 이후 보내는 빙재와 별궁예물, 납채, 즉 청혼 이후 보내는 정찬예물과 본방예물까지, 나라에서 제일 큰 혼례이니만큼 절차도 복잡하고 사용되는 물품도 많았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가 최근 국역해 발간한 `국혼정례’는 18세기 조선 왕실의 혼례의식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기록이다. 당시 혼례 풍속이 사치스러워 국비의 낭비가 심한 것을 우려한 영조의 명에 따라 암행어사로 잘 알려진 박문수 등이 영조 25년(1749년)에 지은 책으로 왕실의 혼인에 대한 정례를 만들어 궁중 혼수를 줄여 쓰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책에는 왕비를 맞는 가례를 비롯해 왕세자가례, 숙의가례, 대군가례, 왕자가례, 공주가례, 옹주가례 등 크고 작은 가례들이 순서대로 기재돼 있다.
 또 각 가례별로 혼례의 절차, 의례에 따라 사용되는 예물과 그릇, 잔칫상 차림을 열거해 수량을 한정하고 가례에 소용되는 의복의 종류와 분량까지 세밀하게 명시했다.
 왕비 가례의 경우 우선 왕실에서 왕비 집에 청혼하는 납채와 예물을 보내는 납징에서 시작해 왕비측에 결혼 날짜를 알리는 고기(告期), 왕비를 책봉하는 책비(冊妃)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 왕이 왕비집으로 가서 친히 왕비를 맞아 궁궐로 함께 오는 친영(親迎)과 왕과 왕비가 서로 절한 뒤 술과 술잔을 나누는 동뢰연(同牢宴)을 치르고 경우에 따라 왕실의 웃어른인 왕대비와 대왕대비에게 공식으로 인사를 하고 나면 왕실의 혼례가 끝난다.
 연구소측은 “국혼정례는 왕실 혼례의 절차와 물품을 매우 세밀하게 규정하고 있어 조선후기 혼례의식이나 물품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간
 
 ▲첫사랑, 마지막 의식=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암스테르담’, `속죄(Atonement)’, `토요일’ 등의 작품을 통해 현대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지성파 작가의 소설집.
 사회 병리, 도덕의 허울, 일상 속의 폭력 등 현대문학의 주요 주제들을 뛰어난 솜씨로 변주해온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는 사회 규범과 충돌하는 인간의 무의식을 섬뜩할 정도로 깊이 파고들었다.
 아내를 사라지게 하는 남자, 벽장 속에 사는 남자, 어린 조카를 여장시켜 놓고 성희롱하는 늙은 이모, 나체쇼 리허설에서 실제로 정사를 벌이는 배우, 호기심으로 어린 여동생을 강간하는 사춘기 소년 등 기괴한 인물들이 이끌어가는 8편의 충격적인 단편 소설을 만날 수 있다.
 서머싯 몸상 수상작.
 미디어 2.0. 211쪽. 9천800원.

 ▲초콜릿을 만드는 여인들= 카트린느 벨르 지음. 허지은 옮김. 평화로운 자연과성스러운 침묵의 규율 속에 살아가는 프랑스 시골의 생 줄리앙 수녀원. 이곳의 수녀님들은 100여년 전부터 수녀원에 전해 내려오는 비법으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달콤한 초콜릿을 만든다.
 하지만 재정 악화로 카카오 콩을 살 돈이 없어 초콜릿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수녀들은 상금이 걸린 초콜릿 대회에 나가고, 그 상금으로 콜롬비아까지 날아가 직접 살길을 열기로 한다.
 각양각색의 초콜릿이 들어있는 초콜릿 상자처럼 다양한 인생,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 이야기를 녹여넣었다.
 작가정신. 396쪽. 1만원.

 ▲절대 최강의 사랑노래= 나카무라 코우 지음. 현정수 옮김. `쿨’과 `센티멘털’을 오가는 변덕스러운 청춘의 자화상을 풋풋하게 그려낸 연애소설.
 대학에 들어오면서 남자 친구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나’는 궁도부 활동으로 기른 집중력을 발판삼아 옆얼굴이 멋진 공대생 오노를 점찍는다.
 오노에게 정신없이 빠진 채로는 학교와 아르바이트 등 일상을 병행할 수 없어 고민하는 `나’에게 오노는 전화하는 요일, 시간, 만나는 날 등 모든 것을 정해놓고 사귀자고 제안한다. 과연 이 상태로 둘의 만남이 계속될 수 있을까.
 문학동네. 256쪽. 9천800원.

 ▲오시리스의 신비=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임미경 옮김. `람세스’의 작가가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써낸 또다른 작품.
 강력한 왕권으로 이집트 문명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파라오 세소스트리스 3세의 집권기를 배경으로 이집트가 수천 년 간 영속할 수 있었던 비밀의 근원인 오시리스의 신비를 복원해냈다.
 오시리스는 죽음을 극복하고 내세의 지배자가 됨으로써 이집트인들에게 영생과 부활의 상징이 된 신. 옛 파라오들은 자신이 죽으면 오시리스가 된다고 믿었고, 백성들은 파라오들이 죽어서도 이집트를 지켜준다고 믿었다.
 전4권. 문학동네. 각권 1만2천원.
 
 
 
>> 아동신간
 
 ▲치킨 마스크 = 우쓰기 미호 글ㆍ그림. 장지현옮김. 주인공인 치킨 마스크는 아무 것도 잘하는 게 없는 자신이 너무 싫었다. 같은반 친구인 올빼미 마스크처럼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고 햄스터 마스크처럼 손재주가 있는 것도, 장수풍뎅이 마스크처럼 씨름을 잘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 부러워하던 마스크를 모두 써 볼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생겼다. 올빼미 마스크를 쓰니 수학 문제가 잘 풀리고, 개구리 마스크를 쓰니 노래하는 게 즐겁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머릿 속은 더 복잡해졌다.
 “나는 머리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만들기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걸까? 나는 도대체 뭐가 되고 싶은 걸까?”
 혼란에 빠진 치킨 마스크에게 나무 동산 식구들이 말을 걸었다. “치킨 마스크, 넌 마음이 참 예뻐. 우리에게 늘 물을 챙겨주잖아. 부탁이니까 다른 마스크가 되지 마.”
 누구나 고유의 아름다움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나만의 장점을 찾아내는 것의 중요성과 `나다운 것이 가장 좋다’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책읽는곰. 32쪽. 9천원.

 ▲모던보이 알렝 = 이방 포모 글ㆍ그림. 김홍중 옮김. 1950년대 프랑스에 살았던 8살 소년 알렝의 일상을 통해 당시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지식 그림책.
 컴퓨터는 고사하고 텔레비전은 동네에 한두 대 있을까 말까 했던 시절, 알렝과 친구들은 롤러스케이트와 썰매를 만들어 타고 고무줄로 된 총과 나무칼로 전쟁 놀이도 즐겼다. 물질적으로는 풍족하지 않았지만 2차 세계대전의 상처를 지우고 그 자리에 꿈을 키우며 살아가던 소박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파랑새. 48쪽. 9천800원.

 ▲내 몸에 무슨 일이? = 엘릭스 프리스 글ㆍ애덤 라컴 그림. 윤소영 옮김.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청소년들을 위한 성교육 교양서로 `소년’편과 `소녀’편 등 2권으로구성돼 있다.
 신체의 변화는 물론 감정 변화와 이성에 대한 궁금증, `수염은 어떻게 깎는 게 좋지?’, `몽정을 했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와 같은 생활 정보까지 고루 담았다.
 시공주니어. 각권 52쪽. 각권 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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