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 쌍림면 신촌리 다랑논에도 막바지 가을걷이에 분주하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온 동네 사람들이 품앗이 해 주는 그런 분주함은 아니다. 낫으로 벼를 베고, 볏짚을 한데 묶어 탈곡기에 털면 온 사방이 먼지투성이였고, 사람들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던 그 시절에 비하면 오히려 지금은 콤바인 기계 소리를 빼고 나면 정적만 흐를 뿐이다. 이곳 신촌들녘이 어림잡아 약 16만5000㎡(5만평 정도)이고, 4조 콤바인으로 시간당 약 2300㎡(700평 정도) 작업을 한다면, 콤바인 2대로 열흘쯤이면 추수를 끝낼 수 있다는 얘기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게다가 콤바인 한 대에 곡물저장 탱크를 실은 1t 트럭 한대면 다른 일손도 필요 없다. 지금처럼 일손 모자라는 농촌지역에는 콤바인이 효자보다 좋다(?)고들 한다. 올 해도 농민들의 땀만큼이나 나락농사도 풍년이다. 그 마음까지도 풍년이면 좋으련만 또 다른 시름에 깊은 한 숨을 쉬게 되니 덩달아 이들과 함께 논두렁에 앉아 한숨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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