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잠재력을 꽃피워줄 수 있는 교육과 사회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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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잠재력을 꽃피워줄 수 있는 교육과 사회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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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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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청명한 가을을 맞으면서 지역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필자도 잠시 가을을 만끽하며 지역 공공기관 건물의 한 공간에서 열린 미술 전시회에 들러 정성껏 그려낸 아이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지역 축제에서 열심히 준비해 온 솜씨를 뽐내는 아이들의 공연을 보기도 했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단순히 표현 방식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재능을 엿볼 수 있었다. 대견한 마음에 감탄이 절로 나왔지만 우리 어른들이 다양한 잠재력을 귀하게 여겨주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 한켠에 미안함이 느껴졌다.

미래인재를 길러낼 책무를 가진 우리 교육과 사회는 개개인이 가진 강점 개발과 잠재력의 실현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과 에듀테크의 발달로 학습자 중심의 개인 맞춤형 학습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개인 맞춤형 학습은 흥미와 학습 요구, 학습 속도 및 방법, 학습 성취 정도 등 학습자 개개인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에 적합한 내용과 방식으로 학습을 지원하여 효과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하므로 교육에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는 여전히 개개인의 고유한 잠재력 실현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어 보인다. 개인 맞춤형 학습의 활용 목적이 교과 지식의 효율적·효과적 습득과 이를 통한 학업성취 수준 향상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개인 맞춤형 학습이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전략이 되려면 교육 방식의 변화만이 아닌 학습자를 바라보는 관점과 교육의 궁극적 목표에 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학습자 중심의 개인 맞춤형 학습은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고유한 강점과 잠재력을 가진다’는 신념에 뿌리를 두어야 하며, 교육은 다양한 강점과 잠재력을 존중하여 학습자가 이를 탐색하고 학습을 통해 계발 및 실현하는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식과 정보 획득 능력이 뛰어난 재능을 인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강점으로 보고 학습자의 인지적 역량 계발에 초점을 맞추었다.

특히, 언어, 수리, 과학 영역 등 교과 지식의 이해와 습득이 학습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최근에는 비판적 사고,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보다 더 확장된 의미의 인지적 역량 강화와 학생들의 소질을 발전시킬 기회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개인의 강점이나 잠재력은 어떤 교과-특히 입시에 도움이 되는 교과를 중심으로-에서 높은 학업성취를 보이는지를 기준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개인의 고유한 강점과 잠재력은 그 다양성으로 인해 뛰어난 지식습득 능력이나 우수한 성취를 보이는 교과와 같은 좁은 틀로 바라볼 수 없다.

미국 심리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긍정심리학을 창시한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은 2002년 펴낸 그의 저서에서 지혜와 지식, 용기, 사랑과 인간애, 정의감 등 모든 문화권에서 보편적인 미덕을 상위범주로 하여 리더십, 정서지능, 자기통제력, 미래지향성, 유머감각과 같은 24가지 사회심리적 특성을 강점으로 분류·제시하였다.

셀리그만의 분류를 바탕으로 할 때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 타인과 유대감 형성 및 정서 교류를 통해 타인의 마음을 북돋우는 역량, 유머를 통해 일터에 즐겁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여 협업을 촉진하는 역량, 공동체 변화를 위해 용기를 갖고 실천에 옮기는 특성, 사람들을 연결하여 지식공유를 활성화하는 능력, 실패에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하고 도전하는 특성 등 다양한 사회정서역량이 강점이자 계발이 필요한 잠재력에 해당한다.

긍정심리학 분야 연구에서 사람의 강점에 관한 정의에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이러한 정의가 시사하는 바는 개인의 삶의 만족과 사회 발전 및 번영을 가져오는 특성이라면 인지적 역량과 비인지적 역량 모두 강점이자 잠재력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개인의 고유한 잠재력 계발 과정은 자아실현의 과정이며, 인본주의 심리학자 매슬로우(Maslow)의 주장에 기반하면 이는 창의성 개발의 본질이다. 즉, 개개인의 고유한 잠재력과 강점을 존중 및 수용하고 계발을 지원하는 교육 실천과 사회문화 형성을 통해 개인의 창의성을 증진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개인의 강점을 강조하는 문화는 학습 및 과업 몰입 수준을 높여 조직과 사회의 혁신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강점과 잠재력 계발을 위한 개인 맞춤형 학습은 미래사회의 복잡한 사회문제를 다뤄내는 인재,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구현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의 주체는 물론 우리 사회가 사람의 강점과 잠재력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장해야 하며, 개인 맞춤형 학습은 이러한 관점에 기반하여 실천되어야 한다.

우리가 기존의 틀로 잠재력을 바라보면 설정한 목표 달성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성과 가능성에 가치를 부여할 때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의 창출과 구현을 사회 곳곳에서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성문주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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