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가르쳐주는 동맹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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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가르쳐주는 동맹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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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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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9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두 국가 간의 전쟁은 국제질서와 안보, 세계 경제까지 많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전쟁 당사국의 상호 간 인적·물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사상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두 나라에서 군인 20여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주요 도시들이 초토화된 우크라이나에서는 국민 4만 명이 죽거나 다쳤으며 무려 3천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피난길에 올랐다고 한다.

러시아의 군사적인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우크라이나 참모부는 러시아군 전사자만 4만 5천 명이 넘고 부상자를 포함하면 병력 피해는 8만 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이 수치도 러시아 국방부가 실제보다 전사자 수를 축소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가용병력의 90% 이상을 전쟁에 투입하였음에도 연전연패를 거듭하자 다급해진 러시아는 30만의 예비군을 동원해 전장에 내보냈다. 그러나 전쟁물자와 무기 부족으로 이 역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래식 무기는 궤멸에 이를 정도로 피해를 입었다. 전차, 장갑차 등의 기갑장비는 40~80%가 파괴되었고, 미사일과 포탄은 바닥났으며, 러시아가 자랑하던 첨단 전투기나 헬기도 절반은 손실되었다고 한다.

침공 당시 푸틴은 3일 안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다. 전 세계 군사전문가들도 우크라이나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가 어떤 나라인가. 독일과 세계 2차대전, 아프가니스탄과 10년간의 전쟁과 더불어 크고 작은 분쟁을 겪은 비교적 풍부한 전쟁 경험을 가진 국가이다. 그뿐인가. 과거 소련과 비교해 국력이 많이 위축되었다고는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에 미국보다 많은 핵탄두와 재래식 미사일, 기갑 장비를 가진 세계 2위의 군사력을 가진 나라였기 때문이었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전투기, 자주포의 융단폭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우크라이나는 절망적으로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덥수룩한 수염에 국방색 티셔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서서 전 세계를 향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전선에서 우크라이나의 승전소식이 간간이 들리기 시작했다. 전쟁의 양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10월이 되자 러시아군은 지리멸렬의 상태에 이르렀고 재래식 포탄마저 고갈되자 유엔 제재를 받는 북한에까지 무기 지원을 요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종전의 희망마저 보이는 듯했다.

그럼 무엇으로 우크라이나가 전선에서 연전연승하며 반전할 수 있었는가. 그 이유는 두말할 나위 없이 유럽연방을 비롯한 미국의 군사 무기 지원 때문이었다. 십시일반 하듯 유럽 각국은 군수물자와 무기를 지원했고 폴란드는 자국 전차 대부분을 우크라이나에 갖다주었다. 그중에서도 일등 공신은 단연코 미국의 첨단무기들이었다. 지상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는 첩보위성은 러시아군의 동태를 낱낱이 파악하여 정보를 제공했기에 우크라이나는 유리한 전술을 펼칠 수 있었고, 휴대용 미사일 재블린은 전차를 눈에 띄는 족족 파괴했다. 고속기동로켓 하이마스는 80km를 날아가 러시아군 주요진지를 초토화시켰다.

만약, 유럽연합과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돕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푸틴이 장담한 3일은 아닐지라도 지금쯤이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점령되어 지도에서 지워지고 말았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은 동맹국이 아니었고 확전 우려 때문에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도 않았지만, 전쟁물자 지원이라는 도움을 주었기에 우크라이나는 파멸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동맹은 국가 간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하여 같이 행동하기로 맹세하며 맺는 약속으로서 공동의 적을 견제하거나 대항하기 위해 동맹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크라이나를 보면 국가 간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생사고락을 함께할 친구가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그보다 더 마음 든든한 건 없다. 이와 반대로 사람은 홀로 살 수 없고, 국가 또한 아무리 강대하더라도 홀로 존속할 수 없다. 세계최강 대국인 미국이 가장 많은 국가와 동맹을 맺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핵을 보유한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며 우리나라를 협박하고 있다. 며칠 전 우크라이나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오작동으로 폴란드에 떨어진 사고가 있었다. 만약 북한 미사일도 오작동으로 우리나라 인구 밀집 지역에 떨어진다면 곧바로 국지전이나 전면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한반도 근처에 집결되어 있다.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하는 중국은 북한 비핵화에 핵심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북한을 자국 영토 방어의 완충지대로 보고 있어서 말치레만 할 뿐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미국을 제치고 패권국이 되려는 야심을 품고 오만한 외교와 약탈적인 경제정책을 추구하는 중국에 대해 경제적 실익 문제로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가진 우리나라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잠재적 적성국이다. 일본은 과거사 문제와 국민 정서 충돌로 인해 아직은 믿을만한 우방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휴전선 위로는 온통 붉다. 붉다는 뜻은 휴전선 위로는 북한, 중국, 러시아로서 사회주의 체제를 가진 독재국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도 저들은 수천 년간 우리 민족을 수탈하고 괴롭혔지 않은가.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는 가까운 곳에 적은 많아도 친구는 없다.

자주국방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 간 안보 동맹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전쟁을 피할 수 없으면 싸워서 이겨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나은 방책은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한미 동맹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할 때이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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